“늦어도 2015년이면 화석연료 생산비용과 같아질 것”국내 태양광업체들 생산설비 증설… 본격 경쟁 채비
10GW 용량은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1∼4호기, 신월성 원자력발전소 1, 2호기, 신울진 원자력발전소 1, 2호기 등 8개 원자력발전소의 용량을 합한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전 세계 전기용량으로 따져보면 아직도 0.15%에 불과하다.
○ 10년 만에 50배 성장
EPIA에 따르면 2000년 0.278GW에 불과하던 세계 태양광 발전시설 용량은 매해 성장을 거듭해 2004년 1.052GW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GW를 넘어섰다. 올해는 12.715GW로 예상돼 2000년 이후 10년 만에 50배가 커졌다.
○ 독일 보조금 삭감 등이 성장원동력
올해 태양광 발전시설이 크게 늘어난 것은 태양광 발전시설 용량이 세계 1위인 독일이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때 지급하던 보조금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독일은 지난달 1일 보조금을 8∼13% 줄인 데 이어 10월부터 추가로 3%를 삭감할 방침이다. 보조금이 줄기 전에 태양광시설을 설치하려는 심리가 발동해 독일에서만 상반기에 4∼6GW가 증설될 것으로 조사기관들은 내다봤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통적으로 태양광 강국인 유럽 국가들 외에도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인도 등이 태양광 발전시설을 늘린 것도 시장을 키웠다.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태양광 모듈 가격이 하락한 것도 시장 확대의 중요한 이유다. 2008년 W(와트)당 3.85달러였던 태양광 모듈 가격은 올해 1.79달러까지 떨어졌다. 2014년에는 1.08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태양광의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 달성 시점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태양광 그리드패리티란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이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과 같아지는 시점을 말한다. 유가가 오르거나, 태양광 모듈 가격이 내리면 그리드패리티 달성 시점이 빨라지게 된다.
현재 원자력을 이용해 1kW(킬로와트)의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은 40원, 유연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는 50∼70원, 액화천연가스(LNG)는 104원이다. 태양광의 경우 하루 일조량이 평균 4시간인 한국은 500원, 일조량이 8시간인 스페인은 250원 정도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서재홍 연구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태양광 그리드패리티 달성 예상시점은 일부 지역은 2015년, 많은 국가에서는 2020년이었는데 지금 성장속도라면 2012년이나 2013년에 일부 지역에서 그리드패리티가 먼저 달성되고, 2015년이면 전 세계적으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국내 기업들, 발빠른 대응
한편 현대중공업은 미국 그린에너지 전문업체인 마티네 에너지와 7억 달러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독일, 중국 등 세계 유수 태양광 업체를 제치고 공사계약을 따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계약에 따라 2012년 말까지 미국 애리조나 주 드래군과 코치스 지역에 각각 150MW, 25MW 등 총 175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