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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개각]청와대, 개각 뒷얘기 이례적 공개

입력 | 2010-08-09 03:00:00

“친박 유정복 수차례 고사… 靑실장 직접 설득”




靑, 개각 배경 설명 8일 청와대에서 홍상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왼쪽)과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개각 내용을 발표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는 8·8개각 발표 과정에서 인선 과정의 몇몇 뒷얘기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우선 친박(친박근혜)계인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내정자를 삼고초려한 과정을 설명했다. 홍상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8일 기자회견에서 “당사자가 장관직을 몇 차례 고사했고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직접 설득해 수락 의사를 받아냈다”고 말했다. 친박계인 유 내정자에 대한 배려였지만 장관직을 마다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또 현직인 정운찬 국무총리가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하는 격식을 갖췄지만 실제로 같이 일할 김태호 총리 내정자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내각 인선내용을 협의했다는 점도 공개됐다.

이 대통령은 7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꼼꼼히 읽고 의견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공개된 보도자료에 담긴 문구는 대통령이 꼼꼼히 읽어보고 동의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은 ‘김 내정자가 도의원과 군수를 지내는 등 밑바닥 현장의 정서를 체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지시했다는 말도 들렸다”고 전했다. 일부 참모는 “대통령이 이번 인선을 통해 40대가 된 386세대와 교감하고 싶어 했다”며 ‘40대와의 호흡 맞추기’도 48세 총리 발탁의 배경이 됐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개편내용을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지방 휴양지에 머무는 동안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모는 “청와대 집무실로 돌아온 대통령이 확정된 안을 머릿속에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개각 발표 당일 김 내정자와 청와대에서 조찬을 함께 하면서 향후 국정을 논의했다. 김 내정자는 8일 회견에서 “대통령께서는 ‘서민과 소통하고, 미래 문제 해결을 위해 역동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고 ‘20, 30대 청년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말씀하셨다”고 공개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이틀 전인 6일 서울시내 호텔에서 자신을 만나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했다는 점도 밝혔다.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64), 안철수 KAIST 석좌교수(48), 박세일 서울대 교수(62)도 청와대가 검토한 6, 7배수의 총리 후보군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 교수는 안철수연구소 홍보팀을 통해 동아일보에 “어떤 곳에서도 의사 타진이 없었다”며 “과분한 인정은 감사하지만 결코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교수가 개각철마다 해외에 체류하는 것은 공직 고사의 다른 표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동영상=민주당 “헌정사상 최악의 개각”혹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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