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경련 포럼서 밀고 당기기
경제부처 수장으로 최근 대기업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쏟아낸 윤 장관과 산업정책 주무장관인 최 장관은 대기업의 불만을 인식한 듯 “오해가 있으면 풀자”고 기업인들을 달랬다.
포럼에서 ‘대한민국 미래 성장전략’을 주제로 강연한 최 장관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정부가 강조하니 ‘대기업 때리기’에 나섰다고 하는데 그런 시대가 아니지 않으냐”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개선의 여지를 찾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은 수출을 잘해 준 경제 회복의 일등 공신”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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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대기업의 문제점도 분명히 꼬집었다. “대기업들이 몇십조 원씩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왜 납품 대금을 현금이 아닌 어음으로, 그것도 일주일짜리 어음도 아니고 한 달짜리 어음을 주는 건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건 욕심을 넘어선 탐욕”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발주할 때도 서면계약을 해야지, 왜 구두(口頭) 발주를 해서 중소기업을 어렵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중소기업이 기술을 개발하면 관련 인력을 대기업이 달랑 데려가는데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모른다”며 “일부 대기업이 ‘어물전 망신을 꼴뚜기가 시키듯’ 전체 대기업을 망신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연 직후 전경련 고위 간부들은 두 장관과 자리를 함께했다. 포럼 개막식이 있었던 지난달 28일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쓴소리 개회사’로 진땀을 뺀 전경련은 두 장관에게 직접 해명하며 화해를 시도했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먼저 “개회사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말했다. 윤 장관도 “우리가 기업을 왜 때리겠느냐. 의도와 달리 정보가 굴절된 것 같다”며 “오해하지 말라”고 화답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기업들의 기를 살려주고 기업들이 잘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체감경기가) 윗목까지 가려면 시간이 아직 걸린다. 아랫목도 아직 뜨거워지지 않았다는 말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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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 이익을 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했던 말을 겨냥한 발언이다. 손 이사장이 이 같은 발언을 하자 화기애애했던 면담장 분위기가 순간 어색해지기도 했다.
서귀포=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