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성과급은 상여금의 다른 이름이다. 과거에는 모든 공기업이 일률적으로 연간 400%의 상여금을 받았지만 요즘은 매년 경영평가를 거쳐 300∼500%의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다. 한전은 LG전자 부회장 출신인 김쌍수 사장 취임 후 경영혁신과 자구노력,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 성과를 인정받아 작년 92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1위를 했다. 연간 매출의 대부분을 전기료 수입이 차지하는 한전의 적자는 주로 원가에 못 미치는 낮은 전기료와 요금체계 왜곡에 따른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 이른바 국민정서법으로는 ‘적자 공기업의 500% 성과급’이 말이 안 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일방적으로 매도할 일만은 아니다.
▷전기의 평균 적정원가는 2008년 기준으로 kWh당 88.45원이었다. 그해 한전은 원가보다 11% 낮은 78.76원으로 3850억 kWh의 전기를 판매해 4조 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산업용 교육용 농업용 심야전력 가로등 전기는 모두 원가를 밑돈다. 특히 전체 전기 판매량의 52.8%를 차지하는 산업용은 올해처럼 경기가 살아나 전기 사용량이 늘수록 한전의 적자를 증가시킨다. 적자가 늘고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결국 국민에게 부담이 돌아간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