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금융위기 이후 하락폭으로 비교하면 코스피는 최고가 대비 ―15% 정도로 세계 37개 주요증시 중 상위 8위에 올라 있다. 우리보다 높은 순위에 선진국은 전혀 없다. 인도네시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와 브라질이 1위부터 7위다. 여타 국가는 대부분 아직도 최고가 대비 30∼40% 하락해 있고 이웃 중국은 63%나 폭락한 상태다. 지난 1년간 수익률을 보더라도 한국은 최저가 대비 20% 상승했고 최고가 대비는 1.6% 하락해 주요국 증시 중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우크라이나나 러시아 혹은 터키 같은 곳은 최저가 대비 50% 이상 급등했지만 금융위기 이전 최고가를 회복하려면 아직 한참이나 남았다.
사실 지난 2년간의 증시 성적이 그 나라 거시경제의 회복속도와 질에 정비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중요한 시사점을 지닌다.
하지만 이러한 악재들은 글로벌 경제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통이다. 1944년 9월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네덜란드를 거쳐 독일로 단숨에 진격해 전쟁을 크리스마스 이전에 끝내려던 ‘마켓 가든(Market-Garden)’ 작전이 있었다. 연합군 3개 공수사단이 투입된 사상 최대의 강습작전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고 몇 개월 뒤 독일의 대반격으로 전쟁은 도리어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대세가 역전되지는 않았고 결국 4개월 뒤 독일은 항복했다.
지난주 미국은 금융시장을 완전히 재편할 금융개혁법안 ‘도드-프랭크 법안’을 통과시켰다. 중국과 한국도 부동산 망국에서 벗어나야 더 큰 사회적 비용이 절감된다. 일시적 후퇴가 대세의 변화는 아니다. 1,700에서 버티는 것 자체가 큰 전진이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