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산이, 들이 세 쌍둥이가 시골집으로 이사를 왔다. 시골집은 도시의 아파트와 달리 아래층도 위층도 없다. 마음껏 뛰어놀고 넓은 마당에서 날마다 술래잡기를 해도 괜찮다. 어느 날은 삼신할미가 술래잡기에 끼어들었다. 산이가 “할머니가 술래”라고 외치자 세 쌍둥이는 모두 장독대, 뒷간, 대문 뒤로 숨었다. 마루 위를 쿵쾅쿵쾅, 대문에 매달려 흔들흔들 그네 타기, 우물 속에 첨벙첨벙 돌 던지기, 항아리 안에 들어가기….
“아서라 항아리 깨지면 철융 할미 토라진다.” 천방지축 아이들을 보며 삼신할미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우리 조상들은 집과 마을 곳곳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다. 뒷간을 지키는 측신, 바다뿐만 아니라 우물을 지키는 용왕, 외양간을 지키는 우마신 등이 액을 막고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책은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미신으로 치부했던 집지킴이 신들에 담긴 조상들의 지혜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