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앞둔 한국축구, 유망주 발굴 귀재 택했다
조중연 회장 등 대한축구협회 인사들은 20일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감독도 “협회로부터 대표팀 감독을 맡아달라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21일 열리는 기술위원회에서 차기 감독으로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발탁은 정해성 전 대표팀 수석코치와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 등 여러 후보가 고사하는 바람에 차선으로 선택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야당 인사를 영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축구계는 오랫동안 여(與)와 야(野)로 나뉘었다. 지난해 초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축구협회 수장 자리를 내놓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뒤 조중연 회장이 허승표 전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과 경선을 거치면서 반목이 심화됐다. 조 감독은 당시 허 이사장을 지지했다. 조 회장은 조 감독을 끌어들이며 축구계의 화합을 실현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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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감독은 “영광스러운 자리를 맡아 기쁘다. 하지만 걱정도 앞선다. 대표팀도 잘 이끌어야 하고 K리그도 살려야 한다. K리그와 대표팀이 상생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남과 계약이 남아 있는 만큼 원만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협회에서 경남 차기 사령탑이 결정될 때까지는 겸임하도록 배려해 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조 감독에게 기본 2년에 2년을 더해 2014년까지 임기를 보장해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독이 든 성배’로 알려진 대표팀 사령탑은 성적에 따른 여론에 민감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