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 안되자 채권 남발… 빚 3년새 4배
인천도시개발공사의 수천억 원 이상 대형 개발프로젝트는 33개에 이른다. 이 중 인천 송도 국제도시 내 ‘인천아트센터’ 조성사업의 경우 개발 주체가 3개로 분리돼 완공 목표 시점인 2013년에 제대로 완공될지 의문이다. 인천=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 방만한 사업, 더딘 사업 진척
인천도개공이 벌이는 수천억 원 이상 규모의 대형 사업은 33개에 이르며 그 가운데 공사 진척에 애로가 있는 사업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단지 옆에 호텔, 상가, 주거지 등을 짓는 2곳의 지원단지 개발은 인천도개공과 또 다른 특수목적법인이 맡고 있다. 이 가운데 인천도개공이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추진하기로 한 지상 58층짜리 ‘OK센터’는 땅 매입조차 못한 채 겉돌고 있다. 이 건물을 설계하는 특수목적법인 중에는 전임 인천시장의 친동생이 소개한 미국 청과물 유통업체가 참여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인천아트센터 건립사업에 참여한 모 업체 관계자는 “전문성이 없는 유령 회사들이 연줄을 이용해 이권에 개입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주장했다.
수조 원이 투자되는 송도국제도시 내 151층 인천타워, 영종도의 ‘밀라노 디자인시티 조성사업’과 ‘메디시티 조성사업’은 요란한 홍보와 달리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외국 기업의 직접투자보다 국내 금융권 대출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초기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 개발지상주의 후유증 심해
인천도개공 사업 중에는 실패한 것들도 많다. 인천의 대표적인 도시재생구역사업인 88만2000m² 규모의 도화지구(남구 도화동 옛 인천대 자리)의 경우 400여억 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2개 특수목적법인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인천도개공과 SK컨소시엄이 법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도개공이 올 초 이 사업을 모두 떠안긴 했지만, 인천대 이전을 전후로 도시개발사업이 장기간 중단돼 주민 피해가 크다. 주민들은 “인천대가 떠나기 전 보상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이사도 못 가고 있다”며 “학교 주변 상권이 몰락하면서 사실상 유령도시로 변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했던 특수목적법인은 사업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다 해체돼 인천도개공은 법인 설립 자본금 86억 원을 날렸다.
○ 더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지 말자
인천도개공의 자체 사업은 그런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공사채 발행을 통해 추진한 사업들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인천도개공은 현금보다 현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사채 발행을 통해 자꾸 신규사업을 벌여야 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사업비가 2005년 4846억 원에서 올해 3조8127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고, 부채규모도 2006년 1조1867억 원에서 지난해 4조4609억 원으로 급증했다.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 박준복 운영위원은 “금융권 대출에 의존하는 인천도개공은 인천시 재정위기의 진원지”라며 “서울 등 다른 지역처럼 임대주택 건설 등 공공사업으로 사업방식을 조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