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 6년 만에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맡은 함신익 씨“낮은 자세로 단원들과 대화생존 작곡가 곡 소개 확대”
6년간 공석이던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에 함신익 전 대전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53·사진)가 임명됐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KBS본관에서 김인규 사장한테서 악단 지휘권을 상징하는 지휘봉을 전달받은 함 신임 지휘자는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적 협연자와 객원지휘자를 초청하는 ‘마스터스 시리즈’, 음악적 시야를 넓히는 ‘디스커버리 시리즈’, 대중성을 강화하는 ‘레인보 시리즈’ 등을 통해 음악 애호가 및 대중과 더욱 가깝게 교감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KBS교향악단은 2004년 드미트리 키타옌코 전 상임지휘자가 퇴임한 뒤 상임지휘자 없이 객원지휘 체제로 운영되면서 음악계의 우려를 자아냈다. 올해 초 상임지휘자 위촉을 위한 선정위원회 논의 결과 함 씨로 후보가 압축되자 일부 단원들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요식행위’라며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함 씨는 “20년 전부터 KBS교향악단을 객원지휘했는데 그 과정에서 모든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30대 객원지휘자와 50대 상임지휘자는 분명 다른 만큼 앞으로는 낮은 자세로 단원들과 대화하고 단원과 경영진의 소통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인규 사장은 “9년 전 KBS교향악단의 베이징 상하이 공연에 단장으로 참가했는데 지난해 KBS에 돌아와 보니 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6년째 공석일 뿐 아니라 단원도 130여 명에서 80명 선으로 줄어 있어 놀랐다”며 “앞으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하반기 이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교향악단을 감독하는 지연옥 KBS 시청자본부장은 단원 충원, 악기 개선 등이 시급하다며 “그동안 KBS교향악단은 기본적인 문제에서 표류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8월 중 단원 충원 공고를 내고, 10억 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악기 개선도 이루어 나가는 등 이른 시일 안에 한국 제1의 교향악단으로서 명성을 되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함 신임 상임지휘자는 1991년 피텔베르크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입상했으며 미국 애벌린 필하모닉 음악감독, 예일 필하모니아 음악감독, 대전시향 상임지휘자 등을 거쳤고 미국 예일대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