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은 징용보상 된다한들 66년 恨 풀릴까만…”“민간차원 화해 신호탄-피해보상 물꼬” 평가속미쓰비시 “협상 아닌 대화 응한 것” 의미 축소
“만세! 정의는 이긴다” 15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미쓰비시자동차 광주전시장 앞에서 ‘99엔 소송’의 당사자 양금덕 할머니(오른쪽에서 네 번째)와 김희용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 등이 모여 함께 만세를 부르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은 전날 시민모임 측에 ‘99엔 소송’과 관련해 새로 협상하자는 뜻을 밝혔다. 광주=박영철 기자
15일 오전 11시 광주 서구 치평동 일본 미쓰비시(三菱)자동차 광주전시장 앞에서 “만세, 만세, 만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자리는 전날 미쓰비시중공업 측이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99엔 재협상’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환영을 뜻을 밝히는 기자회견 현장이었다.
○ 66년 만에 사죄를 받아야
▶본보 15일자 A1·8면 보도
‘징용 99엔 보상’ 재협상 길 열렸다
○ “전향적 결실땐 파급효과 클 듯”
그동안 강제동원피해를 연구해 온 전문가들은 미쓰비시중공업의 재협상 제안을 ‘획기적인 일’로 평가했다. 김광열 광운대 국제협력학부 교수는 “미쓰비시가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겠지만 만약 협상에 나선다면 그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쓰비시의 경우 일본 기업 중 강제동원 규모가 가장 크고 피해 형태도 다양해 그동안 한국 측의 피해보상 요구를 완강하게 거부해 왔다. 김 교수는 “미쓰비시가 피해보상에 대해 전향적으로 바뀔 경우 그 영향이 거의 모든 일본 강제동원 민간기업에 파급되는 물꼬를 틀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영호 영산대 일본어학과 교수도 “미쓰비시중공업이 피해자들과 개별 ‘화해’를 한다면 향후 민간기업 차원의 화해 움직임의 신호탄이 될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일본 미쓰비시 관계자는 “협상을 하려는 게 아니라 상대 단체로부터 대화를 하자는 요청이 왔기 때문에 그에 응한 것일 뿐”이라면서 의미를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 정부도 지원하기로
위원회는 미쓰비시에서 강제 노역을 했던 피해자가 3000여 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피해자가 더 있는지 실태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위원회는 미쓰비시를 제외한 일본의 다른 전범 대기업에서 강제 노역을 한 피해자의 실태도 조사하기로 했다. 이 조사에는 피해자 규모는 물론이고 해당 기업에서 지급한 보상 규모나 소송 진행 여부 등 다양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