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영화 6편 회고전 여는 이두용 감독
이두용 감독은 “영화 ‘용호대련’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액션영화를 폭력영화나 이류영화로 받아들이는 당시의 사회적 인식이었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두용 감독(동아방송예술대 석좌교수)은 69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정정했다. 그는 1970년 영화 ‘잃어버린 면사포’로 데뷔한 뒤 ‘용호대련’ ‘뽕’ 시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 60여 편을 연출했다. 15일 개막하는 제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그의 액션영화 6편을 상영하는 회고전을 연다.
이 감독은 회고전에 대해 “당시 열악한 제작 환경 속에서 만들었던 영화들을 보여 준다는 게 한편으론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태권도를 다룬 액션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감독은 “액션영화의 백미는 통쾌함과 정의감이다. 요즘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액션영화들이 점점 더 잔혹하게만 흐르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영화들은 살인영화”라며 “할리우드에서도 액션영화는 철저하게 권선징악이라는 기본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진다. 약자 편에 서서 액션영화를 만들어야 관객들의 눈물과 박수를 얻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영화 ‘피막’(1980년)으로 1981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으며 1984년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로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당시에는 사람들이 칸 영화제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던 시절이었습니다. 칸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출품했습니다. 칸 시사회에 혼자 갔는데 레드카펫을 밟고 들어가기가 쑥스러워 뒷문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레드카펫으로 입장해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감독은 “과거에 비해 영화 제작 환경도 좋아지고 이제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 토대가 갖추어졌다”며 “해외 영화제에서 상 받는 데 안주하지 말고 이제 한국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동시개봉 될 수 있도록 배급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