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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포커스] 정성화 “축하인사? 술값 꽤 나갔죠”

입력 | 2010-06-30 07:00:00

개그맨으로 데뷔해 영화배우, 탤런트를 거쳐 뮤지컬배우로 거듭난 정성화. 그는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역으로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명실상부한 최고의 배우로 등극했다. [사진제공=에이콤인터내셔날]


■ ‘영웅’ 안중근 역으로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 정성화

개그맨서 출발 최고 뮤지컬배우 올라
필살기 준비해 오디션 안중근역 따내


뮤지컬 배우 정성화와의 만남은 서울 성수동의 한 간장게장전문점에서 이루어졌다. 인터뷰 장소로는 상당히 독특하다 아니할 수 없다. 정성화는 “지인이 운영하는 곳인데 맛이 기가 막히다”라며 기자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그는 수육과 홍어무침이 들어오자 “이것 참, 오늘은 술을 안 마시려 했는데”라며 소주를 주문했다. 그리고 기자와 함께 첫 잔을 시원하게 ‘원샷’하고는 인터뷰를 시작했다.

정성화는 7일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영웅’의 안중근 역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토록 희망하던 ‘최고의 뮤지컬배우’에 오른 것이다. 그에게 먼저 “축하인사 받느라 정신이 없었겠다”고 물었다.

“상 받고 나서 ‘그래, 성화야. 앞으로 정말 열심히 해보자’하고 다짐했죠. 술도 안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자고 단단히 마음먹었어요. 첫날은 잘 견뎠는데, 그 다음날부터 계속 먹고 있어요. 하하! 술값 꽤 나갔죠.”

정성화는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적은 큼직한 메모지를 주섬주섬 꺼내들어 관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미리 언질을 받았기에 소감문을 준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샀다.

“언질은 전혀 없었죠. 그런데 이번엔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이폰으로 작성을 해서 매니저에게 메일로 보냈어요. 그런데 이 친구가 눈치도 없이 그걸 A4용지로 출력해 온 거예요. 사람들이 손수건 꺼내는 줄로 알았대요. 흐흐”

정성화는 1994년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그는 홍록기, 김경식, 표인봉 등이 있던 틴틴파이브의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연기자로 변신해 드라마 ‘카이스트’ 등에서 조연으로 출연했다. 개그맨, 영화배우, 탤런트를 거쳤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 뮤지컬로 넘어와서 ‘대박’을 쳤다.

“2003년에 ‘아이 러브 유’로 뮤지컬을 처음 했어요. 그런데 이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복권을 샀는데 매 번 5000원짜리가 맞는다는 기분이랄까. 어려서부터 노래를 하면 ‘넌 뭘 불러도 찬송가같다’고 구박을 당했는데, 뮤지컬에서는 ‘노래 잘 한다’ 하더라고요. 그러니 얼마나 재밌겠어요.”

뮤지컬계에서 A급 배우로 통하지만 ‘영웅’의 안중근 역을 위해 정성화도 오디션을 봐야 했다. 고민 끝에 나름 비장의 필살기를 준비해서 갔다. 송창식이 부른 ‘내 나라 내 겨레’.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하고 뽑는데 ‘필’이 딱 왔다. 노래가 끝나자 심사위원이 물었다. “대본은 봤나?”.

마지막으로 나온 게장 껍데기에 밥을 넣어 썩썩 비벼 먹으며 정성화는 “내 생애 최고의 인터뷰였다. 오늘 완전무장해제다”라며 즐거워했다. 기자와 마신 소주병 세 개가 식탁 위에 나뒹굴고 있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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