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리산권 올해 꿀 생산 50% 감소할 듯
토종 꿀벌에 외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치명적인 질병이 확산되면서 한봉(韓蜂) 농가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사)한국토봉협회는 28일 “올해 토종 꿀벌에 봉아낭충부패병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 질병이 호남과 지리산권역 한봉 농가에 많이 발생해 토종꿀 생산량이 평년보다 5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꿀벌의 구제역으로 불리는 봉아낭충부패증은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데다 저온현상까지 겹쳐 집단 폐사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국내 180만 개 벌통 가운데 서양 꿀벌을 키우는 양봉(洋蜂)은 149만 개이고 나머지는 한봉이다. 토종꿀을 생산하는 한국토봉협회에 가입된 전국 회원 1800명 가운데 호남과 지리산권역 회원은 400여 명이다. 호남과 지리산권역에서 전국 토종꿀의 50% 정도가 생산된다.
김종천 한국토봉협회장은 “지난해 강원도에서 시작된 바이러스 질병이 올해 호남과 지리산권역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응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봉아낭충부패증이 해외에서 연간 1500t 정도 수입되는 꽃가루에 묻어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