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격언- 정보로 흥한 자 정보로 망한다작전세력, 주식매입 끝낸 후 역정보개미들 추격매수때 이익실현후 빠져우량주 등 정석투자가 수익 지름길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그러자 선비는 닭 깃털을 한 바구니 담아 여인에게 주면서 온 동네에 뿌리고 오라고 했다. 여인이 시키는 대로 하자 선비가 이번에는 닭 깃털을 다시 주워 바구니에 담아오라고 했다. 여인이 동네를 돌며 거둬들이려고 했지만 거의 줍지 못하고 돌아왔다. 선비가 여인에게 말했다. “소문은 깃털과 같은 것입니다. 한번 퍼뜨리면 다시 주워 담기 힘들지요.”
말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까이는 주변 지인들에 대한 소문에서부터 멀리는 연예인에 대한 소문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퍼뜨리기도 한다. 재미 삼아 하겠지만 소문의 당사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를 주게 된다. 증권시장에도 온갖 소문이 난무한다. 많은 투자자의 이해득실이 걸려 있기 때문에 누구나 소문에 관심을 갖게 되고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진다.
과거에 작전세력들이 퍼뜨린 역정보 중에는 터무니없는 것도 많았다. 모 제약회사가 개발하는 신약은 사망 직전에 있는 응급 환자를 몇 시간 정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어느 자동차부품회사가 물을 연료로 운행하는 엔진을 개발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냉각 캔을 이용해 한여름에도 냉장시설 없이 야외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도 개발했단다. 러일전쟁 당시에 해저에 가라앉은 보물선을 인양하면 몇조 원대의 엄청난 금괴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황당무계한 내용이지만 작전세력들이 역정보를 퍼뜨리며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리면 일반투자자들은 사실일 것이라는 착각 속에 대박의 환상을 꿈꾸며 추격매수에 나선다. 관련 회사의 주가는 엄청난 거품을 만들면서 폭등하게 되고 주가 급등은 역정보를 더욱 그럴듯하게 포장하며 퍼지게 된다. 정석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조차 주식을 사서 단기 차익을 한 번 따먹고 빠져나올까 하는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
일반투자자들이 증시에 떠도는 소문을 접할 무렵엔 이미 그러한 소문을 조작한 특정 세력이 미끼를 던지고 있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 특정 주식의 매집을 완료하고 주가를 어느 정도 끌어 올린 후에 정보에 혹하는 일반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교묘하게 역정보를 퍼뜨리는 것이다. 많은 투자자가 달려들어 주가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작전세력들이 이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가면 주가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락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손실은 고스란히 일반투자자의 몫이 되고 만다.
기업들에 대한 악성 루머는 상장 기업들이 회사의 정보를 주주나 투자자들에게 소극적으로 알리고 기업 공시도 형식적으로 할수록 난무하기 쉽다. 특히 최근에는 블로그, 주식 카페, 메신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새로운 매체들을 통해 증권 정보가 수많은 사람에게 순식간에 퍼지게 된다.
박용선 SK증권 리서치센터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