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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진출 좌절…사라진 시민의식

입력 | 2010-06-27 16:43:30

27일 새벽 광화문 사거리에서 동아일보 전광판을 통해 중계되는 한국-우루과이전을 시청하는 시민들이 이청용 선수의 1-1 동점골에 환호하고 있다. 동아일보


27일 새벽 한국이 월드컵 16강전에서 우루과이에 1대2로 아깝게 진 뒤 거리 응원단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8강 진출 좌절에 따른 아쉬움에 장맛비까지 겹친 때문인지 그동안 거리응원전에서 보여줬던 성숙한 시민의식은 찾기 힘들었다.

이날 6만5000여 명(경찰 추산)이 몰린 서울광장과 인근 인도에는 응원전이 끝나고 난 뒤 시민들이 벗어놓고 간 우의와 우산, 각종 술병과 막대풍선 등 응원도구가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경기가 끝난 뒤 1시간이 넘도록 쓰레기를 치우며 주변을 정리했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이를 본체만체 곧바로 자리를 떴다. 이날 서울광장에 버려진 쓰레기는 55t에 달했다. 서울 중구청 김태도 청소행정과장은 "4번의 응원전 중 가장 시민들의 협조가 안된 응원전이었다"며 "평소 1시간 30분 정도 걸렸던 청소 시간이 이날은 2시간 30분가량 걸렸다"고 말했다. 8만 명이 모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 영동대로 역시 쓰레기 더미로 몸살을 앓았다. 응원전이 끝난 뒤 강남구청이 수거한 쓰레기는 20t이 넘었다.

과도한 음주 응원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오전 2시 경엔 서울광장 인근 주점에서 응원전이 끝난 뒤 술을 마시던 40대 남성이 손님들에게 행패를 부리다가 이를 저지하던 50대 경찰관을 밀쳐 전치 수개월의 상해를 입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음주운전 사고도 있었다. 이날 오전 3시 50분 경 조 모씨(25)가 음주 상태에서 자신의 BMW 승용차를 몰다가 서울 양화대교 남단에서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택시와 승용차를 들이받아 택시 운전사 권모(56)씨와 승객 등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경찰 조사결과 조 씨는 강동구 천호동의 한 술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월드컵 응원을 한 뒤 혈중 알코올농도 0.103%의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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