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변호사 4명에게 듣는 ‘법률시장 격변’
이날 좌담회엔 박종명(33·박종명법률사무소), 설지혜(30·법무법인 화우), 김희연(30·여·포스코 법무실), 석근배 변호사(32·법무법인 세종)가 참석했다.》― 각자 로펌과 기업 변호사, 개인 변호사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
박종명=동네 병원처럼 모든 사람이 편하게 드나들며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는 변호사 사무실을 만들고 싶어 개업을 결심했다.
김희연=법 공부만 해오다 보니 기업의 경제활동에 대해 알고 싶었다. 특히 포스코는 큰 기업이라서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경험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설지혜=적극적인 성격이고 사람들과 만나는 걸 좋아해 판사나 검사 같은 공무원보다는 변호사가 스스로에게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 2012년부터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법률시장에 진출하게 되는데….
석=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만큼 법률시장을 바꿀 수 있는 동력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설=매년 2000명의 변호사가 탄생하는데 과연 법률시장이 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변호사 수가 늘어나더라도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기보다는 시장의 양극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
― 법률시장 개방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박=한국의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서라도 법률시장 개방은 필요하다. 외국 로펌이 진출하게 되면 한국 법률시장의 체질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석=로펌 입장에선 위기일 수 있다. 하지만 변호사 개인으로 볼 때는 취업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기회라고 본다.
― 이미 국내에서도 외국 로펌과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로펌과 비교한다면….
김=국내 로펌의 경우 대안을 제시하거나 해결책을 내놓는 데 대해 보수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다.
― 본인들의 일에는 만족하나. 어려움은 없나.
박=변호사로서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지만 사건에 대한 위험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법률가이면서도 자영업자로서 세금이나 노무관계 등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석=업무량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지만 맡은 일을 해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가장 큰 보상이 되는 것 같다.
― 최근 검사 향응접대 파문이 있었는데 요즘 변호사들의 회식 문화는 어떤가.
설=팀마다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내가 소속된 지적재산권 팀은 회식을 하더라도 다같이 휴양지에 놀러가거나 야구장을 찾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다.
― 아직도 결혼시장에서 변호사의 위상은 높은가.(석근배, 김희연 변호사는 미혼이다)
석=사람이 조건으로 평가되는 것 자체가 싫어 ‘선 시장’에 나가지 않고 있다.
김=남자에 비해 여성 법조인은 좀 불리한 것 같다. 얼마 전에도 후배 여 변호사를 친구에세 소개해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남자 쪽이 부담을 가져서 안 만나겠다고 하더라.
설=남자들이 여성 법조인을 배우자로 삼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다. 부부싸움 하다 보면 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은데 어차피 법조인이 아니더라도 말싸움 하면 보통 여자가 이기지 않나.(웃음)
― 예비 법조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석=부모나 배우자, 친척이 거는 기대보다는 과연 본인이 좋아하는 게 뭔지 끊임없이 고민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김=법 공부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세상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질 것을 말해주고 싶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