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전과의 후반전 경기에서 박주영 두번째 골을 넣은 넣은 뒤 팔을 벌리며환호하고 있다. 전영한 동아일보 기자 scoopjyh@donga.com
나이지리아전 명품 프리킥 16강 견인
살아난 킬러본색…우루과이전 정조준
‘더반의 기적’은 고스란히 포트 엘리자베스로 이어진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박주영(25·AS모나코).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어낸 그는 우루과이 골문을 향해 ‘명품 프리킥’을 선사할 작정이다.
4년의 기다림. 아르헨티나와 2차전 자책골로 인해 이번 남아공 무대도 하마터면 지옥이 될 뻔 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토록 중요한 순간, 그에게 활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항상 봐왔던 특유의 기도 세리머니가 더욱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 까닭이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경기 후 박주영의 프리킥 득점을 ‘오늘의 골’로 선정할 정도로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나이지리아 킬러로서 위용도 만천하에 다시 떨쳤다. 2005년 20세 이하 청소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박주영은 0-1로 뒤지던 후반 44분, 환상적인 오른발 프리킥 동점골을 터뜨리며 2-1 역전승의 디딤돌을 놓았던 기억이 있다.
모든 불명예를 깨끗이 씻은 박주영의 몸놀림은 그토록 기다렸던 월드컵 첫 골 이후 완전히 되살아났다. 우루과이와 16강전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주영이 FC 서울에 머물던 시절, 코치 신분으로 사제지간 한솥밥을 먹은 이영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대구FC 감독)은 “(박)주영이가 완벽히 부활했다. 골게터가 골 맛을 본 순간부터 진짜 실력이 나온다”고 했다.
더욱이 득점이 박주영의 전매특허인 프리킥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훨씬 고무적이다.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이를 인정한다. 대표팀이 소집될 때마다 틈만 나면 프리킥 연습을 해왔던 박주영이다. 골 부담을 덜어낸 한국 최고 스트라이커의 시선은 우루과이를 향하고 있다.
사진|전영한 동아일보 기자 scoopjy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