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실패의 산물’ 하야부사
직전인 10일 나로호 2차 발사 실패라는 안타까움이 있었기에 하야부사의 귀환이 더욱 부러웠다. 우리는 아직 우주발사체도 쏘아 올리지 못했는데 일본은 우주기술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는 ‘회수기술’에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회수기술은 우주로 떠난 사람이나 물건을 지상으로 다시 불러오는 기술이다. 회수기술이 있어야 우주왕복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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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제작에는 여러 민간업체가 참여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했다. 일본 언론들이 “일본 제조업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스스로 찬사를 보낸 것도 그래서다.
국내에선 나로호 2차 발사가 실패한 후 여러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기술종속론이다. 왜 독자적 기술을 개발하지 않고 러시아로부터 1단 로켓을 들여와서 굴욕을 당하느냐는 것이다. 심지어 2004년 러시아와 공동개발협정을 맺은 사실을 두고 노무현 정부를 꾸짖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우리에게 로켓기술을 전해주겠다는 나라는 없다. 당시만 해도 러시아의 경제가 어려웠기에 가능했던 일이지 지금이라면 러시아도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아직 개발이 끝나지 않은 실험단계 로켓을 우리에게 제공했다는 비판도 한다. 우리 돈으로 남의 나라 좋은 일만 시켰다는 지적이다. 이 또한 일면의 진실일 뿐이다. 연세대 윤웅섭 교수(기계공학)는 “나로호 1단 로켓은 러시아 소유스 로켓을 대체할 차세대 로켓”이라고 말한다. 나로호 로켓은 러시아로서도 야심작이었기 때문에 이번 실패로 러시아도 우주강국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나로호 두 번 좌절에 기가 꺾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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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위험과 부담을 견뎌내지 못하고 안달복달하면 우주개발에 동참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아직 경험과 데이터가 더 필요한 나라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