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전 1-0으로 이겨
12년 만에 본선 무대에 오른 남미 칠레가 북중미 온두라스를 제물로 기분 좋은 첫 승을 챙겼다.
2월 531명의 생명을 앗아간 강진의 슬픔을 월드컵으로 치유하려는 칠레 국민들의 염원이 첫 승 기쁨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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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분 마티아스 페르난데스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나는 등 수차례 상대 골문을 위협하던 칠레의 선제골이 터진 건 전반 34분. 마우리시오 이슬라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땅볼 패스를 골문 앞에 있던 수비수가 걷어냈고, 그 볼은 혼전상황서 돌진하던 보세주르의 몸에 맞고 골네트를 흔들었다.
세리머니 때 보세주르는 ‘내가 한 게 아니다’라는 손짓을 하면서도 그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이었다.
통산 8번째 꿈의 무대에 진출한 칠레는 남미예선(2위)에서 브라질보다 1골 적은 32골을 몰아쳤고, 최근 A매치 10경기서 8승2패를 거두며 일찌감치 다크호스로 지목받았다. 2004 아테네올림픽 때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지휘했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은 칠레 국민의 기대를 저 버리지 않고 달콤한 승리를 선물했다.
칠레는 이날 승리로 온두라스와의 역대 상대전적에서 4승2패 우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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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는 1970년 멕시코 대회를 준비하다 엘살바도르와 감정격화로 실제 전쟁까지 치렀을 정도로 남다른 축구 열정을 가진 나라. 하지만 별다른 인상적인 장면조차 연출하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