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최신 임상결과 발표 봇물백혈병 치료 ‘스프라이셀’ 비교시험기존 ‘글리벡’보다 11%P 향상 효과정상세포 살려 탈모 등 부작용 막아특정 유전자만 효과 - 비싼 약값 과제
암도 맞춤형 치료 시대가 열리고 있다. 유전자 이상으로 생긴 암을 표적 치료하는 치료제 개발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화이자제약이 개발하는 폐암 표적치료제 ‘크리조티닙’도 유전자 이상 결합으로 생긴 폐암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제공 한국화이자
이번 ASCO에서는 만성골수성 백혈병 표적치료제 ‘스프라이셀’의 임상결과도 발표됐다. 스프라이셀은 같은 표적 항암치료제인 글리벡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쓰던 2차 치료제였다.
그러나 환자 519명에게 글리벡과 스프라이셀을 각각 1차 치료제로 사용한 결과 스프라이셀을 복용한 환자 77%에게서 만성골수성 백혈병을 일으키는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반면에 글리벡은 환자 66%에게 효과가 있었다.
○ 사망률 높은 흑색종, 진전 보여
이번에 발표된 ‘이필리무맵’은 악성 흑색종을 치료하는 표적치료제다. 이필리무맵은 체내 면역시스템을 조절해 면역능력을 강화시킨다. 임상시험한 결과 투약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10개월이었다. 투약을 하지 않은 비교 환자군은 6.4개월이었다. 2년간 투약한 환자들의 생존율은 23%로, 투약을 하지 않은 환자(14%)보다 높았다.
○ 표적치료제, 어디까지 왔나
앞으로 국내에 선보일 표적치료제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임상시험 중인 표적치료제의 증가 추세가 가파르다. 2005년 18건에 불과하던 것이 2007년 36건, 2008년 64건, 2009년 74건으로 늘었다. 반면 기존의 세포독성항암제는 2007년 22건에서 2009년 19건으로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한 가지 암에 활용하는 치료제를 다른 암에 적용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유전자 변이가 문제이기 때문에 암 발생 부위가 어디든지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 유방암 치료제로 사용되다가 위암에도 효과가 입증된 ‘허셉틴’이 대표적이다.
주사형태로 놓던 맞춤형 치료제는 최근 알약을 먹는 간편한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맞춤형 치료제는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은 게 큰 장점이다. 현재 항암제는 암세포를 제거하면서 정상세포에도 악영향을 끼쳐 탈모, 백혈구 수 감소, 불임 등을 유발했다. 그러나 표적치료제는 문제가 되는 유전자 변이 활동만 억제한다.
표적치료제의 가격도 환자들에게는 높은 문턱이다. 건강보험이 지원해주는 일반 항암제의 경우 환자는 본인부담을 5%만 하면 된다. 그러나 표적치료제는 보험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 항암제가 한 달에 5만 원이라면, 표적치료제는 한 달에 300만 원까지 치솟는다. 신장암과 간암 모두에 쓸 수 있는 ‘넥사바’의 경우 신장암 환자는 보험 혜택을 받아 연 180만 원 정도에 약을 살 수 있다. 간암 환자는 아직 혜택을 받지 못해 연 3700만 원을 내야 한다.
(도움말: 도영록 계명대동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최진혁 아주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 현재 많이 쓰는 항암표적치료제
글리벡 (노바티스)―만성골수성 백혈병, 위장관기질종양
맙테라 (로슈)―B세포 비호즈킨 림프종
허셉틴 (로슈)―유방암 위암
아바스틴 (로슈)―대장암
이레사 (아스트라제네카)―비소세포 폐암
타이커브 (GSK)―유방암
수텐 (화이자)―신장암
넥사바 (바이엘)―신장암 간암
시카고=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