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주식회사’ 급속 진화… 노동시간-생산비↓ 소득↑노동력 90%가량 감소 효과… 작목반 年 10억원 수입올려정부 “2014년 200곳으로”
지역농가 180곳이 모여 만든 ‘의성 칠성쌀 작목반’은 트랙터와 방제기 등 고가의 농기계를 작목반이 직접 구입해 생산비를 대폭 낮췄다. 작목반 관계자는 “육묘와 방제작업을 공동으로 실시해 일흔이 넘은 어르신들도 농사를 쉽게 지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사진 제공 농림수산식품부
평야지역인 경북 의성군 단북면에서는 인근 180가구가 모여 ‘의성 칠성쌀 작목반’을 구성해 공동체 경영을 하고 있다. 공동체 경영은 소규모, 다품종 생산체제인 기존의 농업방식에서 벗어나 지역별로 농가들이 모여 조직화·집단화된 농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생산비 절감과 노동시간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로 210ha 규모의 토지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칠성쌀 작목반의 경우 쌀농사에서 가장 품이 많이 들고 어렵다고 평가받는 육묘와 방제를 공동으로 실시해 생산비 절감을 이뤄냈다. 작목반 측은 “4ha를 기준으로 개별 방제를 했을 경우 방제비용이 2만 원을 넘었지만 공동방제로 1만5300원 선까지 낮출 수 있었다”며 “여기에 노동시간 역시 90%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방제기 등 농기계 25대를 갖추고 작목반 가입 회원들에게 낮은 가격으로 빌려준 덕분이다.
이 같은 의성의 성공 사례를 보면 공동체 경영이 쉬울 것 같지만 이 회장은 “사람을 모으고 조직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털어놨다. 공동체가 본 궤도에 오르면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지만 초기 조직구성이 쉽지 않다는 것. 이 회장은 “처음 공동체를 조직할 때 ‘뭔가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심어린 눈길이 부담스러웠다”며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 ‘어떤 선거에도 나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비로소 공동체를 꾸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성 작목반과 같은 들녘별 공동체는 현재 12곳이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지원을 확대해 이 같은 공동체를 2014년까지 200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50ha 이상의 토지를 보유한 농가 조직체 가운데 심사를 통해 연간 3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며 “들녘 단위로 공동체를 꾸려 운영하면 평균 생산비를 20∼30% 절감하는 효과가 있고 젊은 쌀 전업농을 더욱 많이 육성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성=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