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기신호 이상, 9일 소화장치 오작동
일각선 “지친 러 기술자들이 발사 재촉했을수도”
“한두 번 만에 성공 어려워”…MB “2전3기 자세로 재도전”
너무 서둘렀던 걸까. 나로호 발사가 결국 실패로 끝나면서 하루 만에 발사를 강행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발사 준비 과정에서 ‘경고음’이 계속 울렸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쫓기듯 발사에 매달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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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10일 오전 10시 ‘오늘 발사’를 선언했다. 발사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교과부 관계자는 “실패하면 틀림없이 서둘렀다는 비판이 나올 것이 뻔한데 왜 서두르겠느냐”고 말했다. 그만큼 성공을 확신한다는 뜻이었다. ‘9일 터져 나온 소화액이 나로호 실패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발사에 아무 문제가 없는 걸 확인하고 결정을 내렸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탁민제 KAIST 교수를 비롯한 국내 우주전문가들은 9일 발사가 중단되자 “소화장치 오작동으로 로켓 발사가 중단된 것은 처음 본다”며 “미처 점검하지 못한 에러가 숨어 있을 수 있으니 발사 과정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처 점검하지 못한 부분이 또 있을 수 있고 이를 잡아내려면 발사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파트너인 러시아 측에서 발사를 재촉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지난해 발사가 연기되거나 엔진에 대한 우려가 나올 때도 러시아는 “아무 문제없다, 예정대로 발사하자”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나로호 개발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러시아 기술자들이 오랜 객지생활에 지쳐 발사를 서둘렀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주과학과 인공위성 분야가 앞으로 갈수록 중요해지기 때문에 한두 번의 좌절로 손을 놓아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발사 실패를 통해서도 배우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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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나로호 2차 발사 실패와 관련해 “안타깝지만 실패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며 “좌절하지 말고 2전 3기의 자세로 다음 도전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