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주영 골문을 열어라”
스포츠동아DB
전체 실점 85%% 후반 시작∼30분 사이 터져
지성·주영 후반 골감각 굿…컨디션도 쾌조허정무호의 양박 ‘쇼 타임’이 그리스에게는 곧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다.
후반 시작부터 30분 사이에 대표팀 공격의 핵심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25·AS모나코)이 그리스를 몰아치면 득점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남아공월드컵 예선 13경기에서 10골 밖에 내주지 않는 ‘짠물 수비’를 펼쳤는데 이 가운데 후반에만 7골을 내줬다.
범위를 확대해 최근 2년 사이 그리스가 치른 경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취약한 시간대가 더 확연히 드러난다. 바로 후반 시작∼30분이다.
그리스는 2008년 3월 이후 각종 평가전과 유로2008 본선 조별리그,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등 모두 27경기를 치러 34골을 넣고 25골을 허용했다. 이 중 후반에만 21골을 실점했는데 특히 후반 시작∼15분, 후반 16∼30분에 내준 골이 각각 9골씩 18골이다. 전체 실점의 무려 85%%다.
축구가 아무리 기록만으로는 예측하기 힘들고 경기 당일 변수가 많은 스포츠라고 하지만 이 정도면 가히 이 시간대가 그리스의 ‘구멍’이라고 할만하다.
박주영은 프랑스 리그 2008∼2009시즌과 2009∼2010시즌에서 14골, 2008년 허정무호 출범 이후 A매치에서 9골 등 모두 23골을 넣었다. 이 중 후반 시작∼30분에 6골을 작렬했다. 전체 득점의 26%%다.
박지성도 마찬가지. 프리미어리그 2008∼2009시즌과 2009∼2010시즌 8골, 허정무호 출범 후 A매치 9골 등 14골 가운데 35%%인 5골을 후반 시작∼30분에 넣었다.
○쾌조의 컨디션 유지
더욱 고무적인 건 최근 박지성과 박주영이 연일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지성은 4일(한국시간)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허벅지 미세 통증으로 이틀 간 정상훈련을 소화하지 못했고 박주영은 스페인 전 직후 왼쪽 팔꿈치 탈골을 당했다.
그러나 결전지인 남아공 땅을 밟은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팀 훈련에서는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이며 허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렇잖아도 다수의 축구 전문가들은 이번 월드컵 한국의 첫 골 주인공으로 박지성과 박주영을 1순위에 올려놓고 있다.
‘양박’이 자신이 진가를 발휘는 시간대에 그리스 골문을 열어젖혀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루스텐버그(남아공)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