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도쿄 콘퍼런스서 ‘개인 맞춤정보 서비스’ 첨단기술 제안
유스타스 부회장은 이 사례를 말하며 “세상이 변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도서관과 잡지, 신문과 TV 등 ‘아주 적은 정보’로 세상 전체를 파악하려 했던 옛 시대는 가고, 검색을 통해 세상의 모든 정보에 실시간으로 접근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그는 ‘언어의 한계’(일본어)와 ‘지리정보의 한계’(호텔까지 길 안내), ‘시간의 한계’(실시간 교통상황)를 넘어 정보를 얻었다는 것이다.
○ 검색 없는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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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평소 커피와 관련된 정보를 자주 검색하는 사람에게는 거리를 걷다가 맛있는 커피숍을 지날 때 검색 서비스가 커피숍을 추천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이미 이런 서비스를 위해 개인의 검색기록과 친구들이 내린 커피숍 평가, 해당 커피숍과 사용자 사이의 물리적 거리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 앨런 유스타스 부회장
모든 정보 실시간 파악 언어-지리-시간 한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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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기술 급속도로 좋아져 원하는 정보 미리 파악해 제공
싱할 박사는 “이런 검색이 가까운 미래에 가능할 것”이라며 “10년 전 상상하지 못했던 검색이 지금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근 1년 사이 구글이 기존에 모아오던 정보를 빠르게 통합하면서 발전 속도가 빨라진 게 그 근거다. 구글은 이미 지난해 말 선보인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사물을 검색하는 ‘구글 고글’ 서비스 등으로 세상 사물의 이미지를 모으고 있고, 5년 전 시작한 실시간 자동번역 서비스를 이용해 언어장벽을 넘어선 정보의 통합도 이루고 있다.
싱할 박사가 이날 시연한 유튜브 동영상 자동번역이 대표적 사례다. 그가 유튜브의 ‘CC’(자막) 버튼을 누르자 영어로 된 동영상에 영문 자막이 떴다. 자막 정보가 원래 있었던 게 아니라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자막을 입힌 것이다. ‘번역’ 버튼을 누르자 영어 자막은 다양한 외국어로 그 자리에서 번역됐다. 실시간 자동번역 기술과의 통합이었다.
○ 사생활과 다양성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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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글이 모든 것을 미리 파악해 새 정보를 추천해 준다면 부작용도 예상된다. 내 취향에 맞는 커피숍을 추천해 주는 것과 내 취향에 맞는 의견을 추천해 주는 건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구글이 ‘개인별 맞춤 검색’을 통해 입맛에 맞는 주장만 전달한다면 사람들이 가진 기존의 편견은 더욱 굳어질 개연성이 있다.
싱할 박사는 “지적 논쟁에 대해서는 검색결과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있다”며 “구글은 뉴스 검색을 통해 무엇이 사회적 이슈인지 찾아내고, 단어 내용을 분석해 서로 다른 의견을 검색결과에 다양하게 보여주는 ‘워드 히스토그램’이라는 기술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다양한 스펙트럼의 의견조차 구글이 찾아내 검색결과에 반영해야 보게 된다.
한국에서 구글의 검색점유율은 네이버, 다음 등 토종서비스에 밀려 약 2%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등 구글검색을 기본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이미 140만 대 이상 팔렸고 속도는 계속 빨라지고 있다. 구글의 한걸음 한걸음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도쿄=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