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유럽 재정위기는 진행형이다. 구제금융 지원에 대한 구체안이 확정되지 못했다. 말만 앞섰지 행동이 따라가지 못하는 꼴이다. 그리스 위기가 시장에 처음 알려진 후 자금지원을 결정하기까지 6개월 이상 걸렸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으로 재정위기가 전염되는 상황에서 같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채권자(서유럽)와 채무자(남유럽)의 이해관계 상충으로 의견절충이 계속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주말 불거진 헝가리의 재정위기 소식도 불안심리 확산에 일조할 것이다. 헝가리의 재정위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유로화 환율이 4년 만에 장중 1.20달러를 깨고 내려갔다. 헝가리는 유로존 국가가 아니지만 유럽지역 재정위기 확산 우려감이 유로화를 강하게 압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1,660 선에서 시장은 다시 조정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주말 미국시장이 5월 고용동향에 실망하며 3대 지수가 급락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관심은 어느 수준에서 지지력을 확보하느냐에 있다. 해외시장과의 주가 동조화 흐름을 반영한다면 1,600 선 이하로 주가가 후퇴할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
다만 6월 중후반으로 갈수록 투자자들은 2분기 실적발표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1,600 선 이하에선 연기금을 필두로 한 장기 투자자금이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할 경우 1,600 선 이하에서 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단기와 중기 흐름을 구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