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에 따르면 小道는 農事 場圃(장포) 醫術(의술) 占卜(점복)을 가리킨다. 과거의 지식계층이 보기에 그런 일은 小道였을 것이다. 오늘날로 말하면 삶의 참 목적과 무관한 작은 기예나 취미를 뜻한다. 必有可觀焉이란 小道에도 인생에 대처하는 볼 만한 점이 있다는 말이다. 致遠은 遠大함을 극도로 다함이니 원대함이란 修身을 통해 治人을 이루는 大業을 가리킨다. 恐은 추측의 어조를 나타낸다. 泥는 진흙에 발이 빠졌듯이 拘碍(구애)되어 통하지 않음이다. 不爲는 小道를 공부하지 않는다는 말로 爲는 學이나 治와 같다.
경주최씨의 시조이자 한국 유학사상 비조로 손꼽히는 崔致遠의 이름은 이 장에서 따왔으리라 생각된다. 부친이나 어른은 그가 원대한 뜻을 추구하기를 바랐기에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필경 그 뜻에 부합하는 字(자)가 따로 있었을 터인데 흔히 孤雲을 字라 보고 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