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뜬 한나라 지도부 2일 오후 10시 40분경 일찌감치 지도부가 자리를 떠난 한나라당의 개표상황실은 한 적했다. 3일 0시 30분 현재 한나라당은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중 경기와 영남권에서의 승리를 확인하는 데 그치는 등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종승 기자
투표 종료 직후 KBS, MBC, SBS 등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부터 한나라당에선 찬물을 끼얹은 듯 정적이 흘렀다. 강원과 인천, 충북, 경남지사 선거 등 주요 접전지역에서 야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을 뿐 아니라 승리를 장담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소수점을 다투는 초박빙이라는 조사 결과에 할 말을 잃은 것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정병국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20여 명은 여의도 당사 2층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 모여 TV를 지켜보며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 대표는 “출구조사가 그동안의 여론조사 흐름과 차이가 있다”면서 “출구조사나 예측조사도 (언론사마다) 다르니 개표과정을 차분하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은 “출구조사가 어느 정도 정확하냐. 조사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느냐”고 기자들에게 묻기도 했다. 그러나 냉랭한 분위기 속에 당 지도부는 개표가 시작된 뒤 곧바로 자리를 떴으며 밤늦게까지 상황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밤 12시를 넘겨서도 접전지의 박빙 승부가 계속되자 일부에선 낙관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장광근 서울시 선대본부장은 “출구조사와 관계없이 여러 곳이 접전지역이기 때문에 실제 개표결과는 한나라당이 승리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한나라당의 패배로 비친 성적표에 대해 자성하는 의견이 흘러나왔다. 조해진 대변인은 “여당에 좋은 결과든 그렇지 않든 그 결과는 국민의 엄중한 판단으로 보고 하반기 이명박 정부가 국정운영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