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 신선우 감독(54)과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43)은 실과 바늘로 불린다. 용산고와 연세대 선후배 사이로 현대, KCC, LG에서 사제 관계를 거쳐 코칭스태프로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었다. 벤치를 떠난 야인 시절에도 이들은 서울 근교의 산을 함께 다니고 술자리에서 자주 어울렸다. 요즘도 약속은 주로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단골 고깃집과 카페로 정할 때가 많다.
절친한 관계인 이들이 올 에어컨 리그에서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대어급 선수 보강을 통해 SK와 전자랜드는 단번에 우승 후보라는 평가까지 듣고 있다. SK는 계약 기간이 끝난 주희정, 방성윤과 우여곡절 끝에 재계약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 시즌 모비스의 우승을 이끈 슈터 김효범을 영입했다. 혼혈 드래프트에서 최대어 문태종을 선발한 전자랜드는 자유계약선수 신기성을 받아들여 취약 포지션인 포인트가드를 강화했다.
신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사퇴한 김진 감독의 뒤를 이어 SK 지휘봉을 잡았다. 유 감독 역시 지난 시즌 초반 물러난 박종천 감독을 대신해 사령탑에 올랐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두 감독은 요즘 본격적으로 팀을 재편하기 위한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도약을 꿈꾸는 닮은꼴 두 감독. 그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