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스포츠동아 DB]‘프로 첫 완봉투’. KIA의 신 에이스 양현종이 2일 대구 삼성전 9회말 2사 1·2루서 최형우를 범타로 잡아내며 데뷔 첫 완봉승을 일궈낸 뒤 코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9승을 거두며 다승 단독선두로 우뚝.
‘프로 첫 완봉투’. KIA의 신 에이스 양현종이 2일 대구 삼성전 9회말 2사 1·2루서 최형우를 범타로 잡아내며 데뷔 첫 완봉승을 일궈낸 뒤 코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9승을 거두며 다승 단독선두로 우뚝.마침내 다승 단독 1위다. ‘괴물’ 류현진(한화)의 연속 완봉쇼와 탈삼진쇼에 살짝 가려있었을 뿐, 올 시즌 그의 기세 또한 무서울 따름이다. 시즌 첫 등판에서 아쉽게 패전을 안은 뒤로는 파죽의 9연승. 8승의 류현진과 카도쿠라(SK)를 제치고 9승(1패)으로 한발 앞서기 시작했다. 게다가 데뷔 첫 완투·완봉승까지 신고했다.
삼성전 9이닝 9K·149km 마법같은 완벽투
살얼음 승부서도 흔들림 없는 노련함 까지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22)이 2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 9이닝을 4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에 값진 2-0 완봉승을 선사했다. 투구이닝은 물론 투구수(129개)도 2007년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
특히 살얼음 1점 승부가 지속돼 매회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중압감이 엄청났을 텐데도 차분히 상대 타자들을 요리해나가는 경기운영능력도 돋보였다.
12승(5패)을 올린 지난해보다 몇 단계는 업그레이드된 듯했고, 이제 첫 완투·완봉승으로 자신감이라는 날개까지 달게 됐다.
데뷔 첫 완봉 …류현진 추월 다승 단독선두
승리 순간 숨진 옛동료 리마 떠올리며 눈물
이날 9회말 2사 1·2루의 마지막 고비에서 삼성 4번타자 최형우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완봉승을 완성한 뒤 그는 감격에 겨운 듯 주룩주룩 눈물까지 흘려 코끝을 찡하게 했다.
2008년 KIA에서 짧게 뛴 리마는 양현종과 절친한 사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한때(1999년) 시즌 21승을 거두기도 했던 리마는 2008년 당시 풋내기 투수에 불과했던 양현종을 유독 따듯하게 대해준 인간미 넘치는 투수였다.
이미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려놓기도 한 양현종은 “얼떨떨하다. 그냥 기분 좋고,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리마 생각이 많이 난다”고 운을 뗀 뒤 “위기는 9회였다. 마음도 들떠 있었고, 볼이 안 좋았다. 완봉을 의식하다보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2-0이 되면서 지금 내 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완봉이 의식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볼끝이 좋아 힘으로 밀어붙였고, 삼성 타자들이 잘 치기 때문에 빠르게 승부했다”고 완봉 비결을 털어놓았다.
그의 눈부신 호투에 조범현 감독도 “한 마디로 완벽한 피칭이었다. 데뷔 첫 완봉을 축하한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대구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