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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산책]김지영/20대 낮은 투표율, 누구 때문일까요?

입력 | 2010-06-02 03:00:00


서울의 신촌 명동 대학로 등 소위 젊은이 거리에는 20대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유권자 운동이 한창이다. 간이투표소를 설치해 20대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투표하기도 하고,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뽑아야 하는지 스티커를 붙이기도 한다. 또 새내기 유권자를 위한 정치수다 모임이 열렸다. 얼마 전에는 수도권에 출마한 20대 후보자의 토론회가 개최됐고 20대를 위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행사가 있었다. 전국적으로 56명의 20대 후보자가 당선을 위해 뛰고 있다. 수면 아래 잠자던 20대의 목소리가 꿈틀거리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20대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정말로 20대는 정치에 무관심한가. 안타깝게도 바닥을 맴도는 20대 투표율을 보면 대부분의 20대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데 수긍이 간다. 20대가 처음부터 정치에 무관심했던 것은 아니다.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집단은 학생, 바로 20대였다. 그렇다면 20대는 왜 정치에 무관심하게 되었을까.

20대를 대표하는 정치가가 없기 때문이다. 명동에서 물어 본 ‘우리는 왜 투표하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에는 ‘뽑을 사람이 없어서’라는 대답에 압도적으로 많은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이들의 냉소적인 태도와 무관심은 소외당한 설움에 다름 아니다. 20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의 부재는 20대를 유권자로 인식하지 않아서다.

한국정치가 직면한 20대 실종현상을 투표하지 않는 20대의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당연히 논의해야 할 청년문제를 대부분의 기성 정치인은 정치적으로 공론화하지 않는다. 또 20대가 가진 정치적 에너지를 여러 차례 목격했음에도 그들을 대변하려 하지 않는다.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하는 셈이다. 이렇게 생긴 20대 실종현상은 한국정치의 암담한 미래와 직결된다.

20대의 목소리를 대표하기 위해서는 20대 유권자의 재발견이 필요하다. 이번 6·2지방선거는 20대 유권자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유의미한 계기가 돼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 선거에 20대 유권자를 의식한 후보가 출마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들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20대는 영영 ‘잃어버린 세대’로 남을지 모른다. 선거를 앞두고 20대가 보여준 움직임을 다시 생각해보면 오늘날의 20대에게도 정치는 핫이슈임이 분명하다. 이 선거의 경험이 20대 정치 참여의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숙명여대 법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