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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 번 더 생각하고 꼭 투표하자

입력 | 2010-06-01 03:00:00


내일 6·2지방선거는 한 사람이 8표를 찍는 ‘1인 8표제’다. 과연 선출 대상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유권자가 얼마나 될까. 유권자들은 각각 ①시·도지사 ②시장 군수 구청장 ③지역구 시·도의원 ④지역구 시·군·구 의원 ⑤비례대표 시·도의원 ⑥비례대표 시·군·구 의원 ⑦교육감 ⑧교육의원을 뽑는 8장의 투표용지에 기표해야 한다. 정당공천이 금지된 교육감 및 교육의원의 순번은 추첨에 의한 것으로 정당기호와 아무 상관이 없다.

중앙선관위가 5월 24, 25일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자기 지역의 출마후보를 거의 다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14.0%에 불과했다. 후보자도 모르고 선거방식도 복잡하다 보니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교육의원의 경우는 어떤 자리이고 누구를 뽑아야 할지 혼란스러운 유권자가 많을 것이다. 기초의원은 같은 당에서 복수 출마가 가능하고 지역구별로 2∼4명 뽑지만, 유권자는 한 명에게 기표해야 한다. 같은 당 후보들도 다시 1-가 1-나 혹은 2-가 2-나 식으로 구분돼 누구를 찍어야 할지 헷갈린다.

가정에는 선거관리위원회가 발송한 두툼한 선거공보물이 도착해 있다. 투표를 하루 앞둔 오늘 저녁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선거 공보물을 펴놓고 어떤 후보를 찍어야 할지 토론을 벌이다 보면 좋은 의견이 나올 수도 있고 내 고장에 대한 이해도 높아질 것이다. 후보들의 허(虛)와 실(實)을 자녀들과 함께 따져보는 과정에서 선거는 살아 있는 민주정치의 학습장이 될 수 있다. 백 번 정치를 욕하는 것보다 선거공보를 한 번 더 꼼꼼히 읽으면서 삶의 질을 개선하고 국민 이익을 위해 일할 후보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투표참여가 늘어나야만 우리의 민주주의도 그만큼 진전할 수 있다.

230명의 민선 4기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불법 비리로 기소된 사람이 97명(42.2%)이나 된다는 사실에 유권자들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국회의원 심부름이나 잘하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기회주의적 처신에만 능한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된다. 실현가능성이 떨어지는 공약을 내걸어 국민 세금만 축내고 재정과 교육을 골병들게 할 후보는 소중한 한 표의 선택에서 과감히 배제해야 한다.

투표 시작은 오전 6시부터다. 날씨가 좋아서 나들이 가려는 유권자들도 투표장에 들렀다가 출발하면 발걸음이 가벼울 것이다. 처음 투표에 참여하는 20대 초반 새내기들도 정치의 변화를 내 손으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권리를 행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