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소년원 찾아 영화상영 김경식 청주대 교수영화 보고 소감 나누다 보면 상처입은 소녀들 “힘이 나요”“소외계층에 문화세례 절실”…고아원-경로당 등에도 ‘배달’
청주대 공연영상학부 김경식 교수가 여자소년원인 충북 청주미평여자학교 학생들에게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청주=장기우 기자
○ 희망의 메신저
“자∼준비됐지. 네∼.” “그럼 시작한다. 힘차게 외치자. 레디!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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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로 분노·갈등 조절 배워요.”
이날 여학생들이 본 영화 ‘말아톤’은 다섯 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스무 살 청년 초원(조승우 분)이 엄마(김미숙 분)의 헌신적인 사랑을 받으며 마라톤을 통해 세상과 마주하는 내용으로, 실화를 다룬 영화다. 영화 모티브와 감독, 주연배우 등에 대한 김 교수의 짧은 설명이 끝나고 영화가 시작됐다. 2시간이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학생들은 박수를 치며 크게 웃거나 슬픈 장면이 나올 때면 같이 가슴 아파했다. 영화가 끝난 뒤 최현아 양(17·가명)은 “장애를 가진 엄마의 자식에 대한 헌신적인 모습에 가슴이 찡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올 3월 이 학교와 영화작품을 소재로 한 교화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하고 장기운영협약을 했다. 그는 3월 16일 첫 영화도시락으로 ‘애자’를 배달했다. 상영이 끝난 뒤 강당은 눈물바다로 뒤덮였다. 김 교수는 영화 상영 뒤 동행한 영화전공 제자들과 여학생들을 소그룹으로 만들어 질의문답 시간을 갖게 했다. 스스로 묻고 답하면서 건전한 정서와 가치관을 찾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또 ‘왕따’나 청소년성매매 등을 소재로 한 영화도 학생들 스스로 제작하도록 했다. 지난달에는 ‘내 친구 순복이’라는 영화를 완성했다. 김지선 양(16·가명)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아이에 대한 영화였는데 가해자에서 피해자 역할을 맡으며 많은 반성을 했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