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오스트리아에서 전지훈련 중인 태극전사들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졌다. 최종 엔트리(23명)에 진입은 물론 주전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쟁 구도에서 남들보다 한 발 앞선 장점이 있다는 건 든든한 보험.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는 건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증거"라며 스페셜리스트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그렇다면 대표팀 내 최고의 스페셜리스트는 누가 있을까. 그 주인공을 알아보기 위해 선수들에게 '신체 부위별 대표팀 내 최고'가 누구인지 물어봤다.
●'황금 머리' 곽태휘, '독수리 눈'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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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격(181cm, 71kg)은 크지 않지만 뛰어난 축구 지능으로 중앙 수비수 한 자리를 꿰찬 조용형(제주)은 최고의 뇌로 선정됐다. 허 감독으로부터 "위치 선정만큼은 국내 최고"라는 칭찬을 받은 그는 영리한 수비력을 앞세워 홍명보(올림픽 대표팀 감독)를 잇는 대표 수비수로 성장했다.
김정우(광주)는 선수들로부터 '독수리 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넓은 시야로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며 공간을 잘 활용하기 때문. 구자철(제주)은 "정우 형은 뒤에도 눈이 달린 것 같다. 공간으로 찔러 주는 날카로운 패스는 정말 일품"이라고 전했다.
최고의 입은 A매치 출장만 129경기에 달하는 백전노장 골키퍼 이운재(수원)의 몫. 순발력과 민첩성은 전성기에 비해 약간 떨어졌지만 수비 조율 능력만큼은 오히려 더 노련해졌다. 수비수들은 그를 두고 "경기장 안에선 쉴 새 없이 수비 위치를 잡아주는 제2의 감독, 경기장 밖에선 후배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든든한 형"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고의 가슴은 누가 가졌을까. '폭주 기관자'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주인공이다. 유럽의 장신 공격수들과 부딪혀도 전혀 밀리지 않는 넓고 탄탄한 가슴을 지녔다는 게 그 이유.
●'산소 탱크' 박지성은 최고의 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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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포항)은 최고의 엉덩이를 가진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사우나에서 그의 엉덩이를 본 동료들은 "탄탄한 말 궁둥이 같다"는 부러움 섞인 찬사를 던진다고. 김재성은 "남들보다 뛰어난 균형 감각과 탄력도 이 엉덩이에서 온 것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하이라이트인 왼발과 오른발의 달인은 누구일까. 왼발의 주인공으론 염기훈(수원)이 뽑혔다. 그의 왼발 킥은 각도와 스피드, 힘의 3박자를 갖춘 예술이란 평가. 골키퍼 정성룡(성남)은 "기훈이 형의 왼발 슈팅은 워낙 날카롭게 떨어져 알면서도 막기 힘들다"고 말했다. 오른발의 주인공은 기성용이었다. 정확한 볼 키핑에 이은 폭발적인 중거리 슛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축구 선수로는 드물게 인 프런트와 아웃 프런트, 짧은 거리와 긴 거리 슈팅 모두 수준급이라는 점도 선수들이 그를 뽑은 이유다.
노이슈티프트=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