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남편 숨지면 국가유공자 혜택 잃을까봐 범행
주부 최모 씨(62)는 국가유공자 김모 씨(2005년 당시 79세)와 1988년부터 17년 동안 함께 살았다. 사실혼 관계였지만 혼인 신고는 하지 않았다. 김 씨가 국가로부터 받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임대주택에서 서로 의지하며 행복하게 지냈다.
2005년 3월 갑자기 김 씨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회복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 씨는 사별한 전처의 사망신고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최 씨는 남편이 죽으면 임대주택 등의 혜택을 이어받지 못하게 될 것이 두려웠다.
최 씨는 남편의 도장을 가지고 구청 민원과로 갔다. 남편 도장으로 전처의 사망신고를 하고, 자신과의 혼인신고 서류를 위조해 제출했다. 김 씨는 일주일 뒤 세상을 떠났고 최 씨는 김 씨가 받던 혜택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