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하면서 미팅… 대학생 8명 특별했던 성년의 날아동센터 아이들과 요리 음식 만들어 홀몸노인 방문
봉사활동을 하는 손길은 따뜻했고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는 눈길은 뜨거웠다. 22일 ‘봉사미팅’에 참가한 스무 살 대학생 이혜림 씨(오른쪽)와 전상민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인천 동구 ‘해와달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과 함께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다. 인천=신민기 기자
22일 오전 8시.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인천에서 성년을 맞은 남녀 대학생 8명이 미팅에 어울리지 않는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모였다. 어색한 인사도 잠시뿐이었다. 봉사활동 장소인 인천 동구 화수동 ‘해와달 지역아동센터’에 도착하자마자 어린이 10여 명이 나와 왁자지껄하게 언니 오빠를 맞았다. 한부모 가정이나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집에 보살펴 줄 어른이 없는 이 지역 소외계층 아동들이다. 곧바로 요리대회가 이어졌다. “어, 그쪽도 유부초밥이에요?” 같은 메뉴를 고른 남녀가 짝이 돼 아이들과 함께 요리를 시작했다. 한상근 씨(19)와 고찬미 씨(20)는 유부초밥을 만드는 팀이었다. 둘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뜨다 손길이 살짝 마주치자 볼이 발개졌다.
점심시간이 되자 남녀 대학생들은 만든 요리를 가지고 지역에 있는 홀몸노인을 찾아갔다. 이혜림 씨와 이경제 씨(20)는 떡볶이를 들고 인천 동구 송림동에 사는 조옥순 할머니(73) 댁을 방문했다. 점심을 나눠 먹고 할머니와 함께 모처럼 산책도 나섰다. 할머니 집은 만석부두까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지만 혼자서는 외출이 힘들어 할머니는 5년 만에 바다를 찾았다. 6·25전쟁부터 남편과 사별한 사연 등 할머니의 살아온 이야기에 두 사람 눈에는 눈물이 핑 돌았다.
봉사활동이 끝난 뒤에는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미팅을 시작했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게임을 즐기며 어색한 인사를 주고받던 이들은 친한 친구가 됐다. 혜림 씨는 마음에 드는 짝은 찾지 못했지만 대신 봉사활동에 눈뜨게 됐다. “대학에 들어와 처음 하는 봉사활동이었어요. 남자친구 찾으러 왔다가 보람을 얻고 가요. 앞으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멋진 남자친구도 만날 수 있겠죠?”
인천=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