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비해 유하혜와 소련은 뜻을 굽히고 몸을 욕되게 했다. 그러나 이들은 言中倫과 行中慮의 덕을 지녔다. 中은 부합한다는 뜻이니, 言中倫은 말하는 것이 윤리나 조리에 맞는 것을 말한다. 行中慮는 행실이 사람들의 思慮(사려)를 벗어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단, 정약용은 행동이 마음속 생각과 부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하혜는 노나라 대부 臧文仲(장문중)에게 작은 나라로서 큰 나라를 섬기는 방도를 일러주었고 장문중이 爰居(원거)라는 바닷새를 제사 지내려 했을 때는 명분이 없다고 말렸다. 또 夏父弗忌(하보불기)가 僖公(희공) 신위의 반열을 올리려 하자 귀신과 인간의 도리에 맞지 않는다며 말렸다.
세상에 쓰이고 쓰이지 않고는 내 뜻과 관계없다. 말을 조리에 맞도록 하고 행실을 思慮에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우리 자신의 뜻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