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최근 봄 개편에서 ‘드라마 스페셜’이란 이름으로 2년 2개월 만에 단막극을 부활시켰다. KBS는 2008년 3월 ‘드라마시티’를, MBC는 2007년 3월 ‘베스트극장’을, SBS는 2004년 2월 ‘남과 여’ 단막극을 폐지한 뒤 시청자들은 단막극을 보기 힘들었다.
15일 드라마스페셜의 첫 방송은 ‘빨강사탕’(극본 노희경, 연출 홍석구)이었다. 애가 둘 있는 출판사 김 부장(이재룡)과 서점 직원 유희(박시연)가 남몰래 사랑을 하다 사소한 오해로 헤어졌고, 유희가 교통사고로 죽은 다음 김 부장이 유희의 사랑을 확인하는 내용이다. “첫 회부터 불륜이 주제냐”라는 비판도 있지만 “애틋한 사랑”이라는 글도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왔다. 시청률은 5%(AGB닐슨미디어)였다.
단막극의 부활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지상파 드라마는 ‘월화’ ‘수목’ ‘주말’ ‘아침’ ‘일일’ 등으로 세분됐지만 모두 연속극이었다. 연속극은 꾸준히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에는 장점이 있지만, 지나친 시청률 경쟁을 비롯해 보통 한 주에 70분 분량 2편을 찍는 빡빡한 스케줄에 맞춰야 하는 문제도 안고 있다. 드라마의 실험을 시도하거나 신인 연출가나 작가, 배우를 발굴해 기용하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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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SBS는 단막극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경영상의 이유로 꺼리고 있다. SBS 허웅 드라마국장은 “단막극은 두 자릿수 시청률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방송사의 경영 상황을 봤을 때 부활은 어렵다”고 말했다. 드라마스페셜의 문보현 CP(책임PD)는 “단막극은 회당 2개월 정도 작업하는 데 7000만 원이 들어간다. 미니시리즈(회당 2억 원가량)보다 제작비가 적지만 다큐 등 다른 교양 프로에 비해서는 몇 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는 우리 대중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 한류의 바탕이다. 하지만 한류 드라마는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라 수많은 단막극의 시행착오를 거름 삼아 자란 열매다. 지금 거름을 뿌리지 않고 과실만 따먹는다면 ‘한류 나무’는 시들해질 수 있다. 지상파가 단막극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가 이것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