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디오-인터넷 연설… “보금자리 꾸준히 공급”“실물경제 청신호지만 비상대책회의는 계속”물가관리 의지도 피력출구전략 시사여부 주목
이 대통령은 지방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미분양 주택과 관련해 “몇 해 전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주택 물량이 밀어내기 식으로 쏟아져 나와 이것이 오늘날 건설 경기의 주름살을 깊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미분양 아파트 해소를 위한 지원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주택 건설회사들의 도덕적 해이는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보금자리주택에 대해 “집값과 물가, 그리고 고용 안정은 서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앞으로도 집 없는 실수요자들에게 직접 그 혜택이 돌아가도록 (보금자리주택을) 꾸준히 공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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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이처럼 실물 경제를 긍정 평가함과 동시에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계속 유지한다는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은 데 대해 청와대 내에선 위기대응형 정책 기조를 평상시 기조로 점차 전환하되 한편으로는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친서민 대책 또한 지속하겠다는 ‘투 트랙’ 행보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확장기에 거론되는 ‘물가 관리’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확대 재정·통화정책을 일부 수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7일 금융인 오찬에서도 “비 오는 날 우산을 뺏을 수 없었으나 이제 햇살이 조금 나기 시작했으므로 더 견고한 기업 구조조정이 한국 경제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며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12일 “출구전략은 이미 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취약계층 배려는 현행 부동산 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데서 잘 드러난다. 건설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며 주택시장 안정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건설사를 질책한 데는 민간 회사들이 “공공주택 때문에 주택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다”며 보금자리주택을 비판하고 나선 데 대한 대응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이은 청와대의 질타에 주택업계에선 앞으로 정부의 구조조정 칼날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택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반성할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우리 업계만 매도당하는 것 같아 불만도 많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