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부추기는 공공의 적”포스터 붙이며 신고 당부
시민들이 ‘공공의 적’인 선거 브로커를 추방하자는 포스터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
경북지역 역과 버스터미널, 예비후보자 사무실 안팎에는 ‘후보자를 돕는다지만…그 끝은 다릅니다. 선거 브로커는 공공의 적입니다! 신고전화 1588-3939’라는 제목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경북선관위가 1만 부가량을 제작해 붙인 것이다. 선거 후보자를 알리는 포스터와 달리 브로커와 관련된 포스터가 붙기는 처음이다.
이 포스터는 선거 브로커에 대한 막연한 경계심을 촉구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 브로커 식별용 진단표’도 적혀 있다. 선거 브로커의 대표적인 행동 7가지를 제시하고 점수로 환산해 15점 이상 나오면 ‘친구도, 친척도, 지역 유지라도 선거 브로커’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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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선관위에 따르면 선거 브로커는 ‘악질형’과 ‘결과형’ 등 두 가지다. 악질형은 브로커라는 것이 쉽게 드러나는 유형으로 출마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끌려가는 경우다. 적극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거절했을 때 나쁜 소문을 퍼뜨리는 것을 두려워하도록 만든다. 결과형은 친척이나 친구 같은 인간관계를 이용해 네거티브 운동이나 금품향응 제공 등을 살며시 권장한다. 평상시에는 친근한 인간관계로 후보자를 염려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큰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는 유형이다.
경북선관위가 특별 포스터까지 만들어 선거 브로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까닭은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실제로는 돈 선거 등 불법선거 운동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돈 선거 문제가 불거질 경우 대체로 돈을 건네는 쪽과 받는 쪽이 부각되지만 그 연결고리로서 브로커가 숨어있는 사례가 많다는 것. 경북선관위 손재권 사무처장은 “후보자를 돕는 자원봉사자와 후보자를 망가뜨리는 선거 브로커를 식별하는 분위기가 유권자들 사이에 정착돼 있어야 선거 브로커가 기웃거릴 틈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