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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들여다보기’ 20선]아프리카 신화

입력 | 2010-05-06 03:00:00

검은 대륙에 구전하는 천지창조




◇아프리카 신화 / 지오프레이 파린더 지음·범우사

《“일설에는 아프리카의 종교는 대체로 삼각형으로 묘사할 수 있다고 했다.
정점에는 모든 힘의 우두머리인 신이 있다.
삼각형 양 측면에는 다음으로 위대한 힘인 여러 신과 조상들이 있다.
근저에는 마술과 마법에 관여하는 보다 하위의 힘이 있다. 인간들은 중간에 위치하며,
삶, 가족, 일에 영향을 주는 힘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한다.”》

신화는 한 문화권을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인류의 조상을 낳은 땅 아프리카에도 수많은 부족과 나라가 있는 만큼 다양한 신화와 전설이 살아 숨쉰다. 이 책은 천지창조, 생명의 탄생, 죽음의 시작 등 각 주제에 따라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신화와 전설을 소개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요루바족은 태초에 세상이 온통 늪지와 물, 황무지뿐이었다고 전한다. 하늘에 살고 있던 최고신 올로룬은 신들 중 가장 위대한 오리샤 은라를 불러 단단한 대지를 만들도록 시켰다. 오리샤 은라는 올로룬에게 푸석푸석한 흙이 들어 있는 작은 달팽이 껍질과 비둘기, 발가락이 다섯 개인 암탉을 받아 단단한 땅을 만든다. 이 일에 걸린 시간은 4일. 다섯 번째 날은 오리샤 은라를 숭배하는 날로 정했다. 창조가 시작된 장소는 ‘넓다’는 의미의 ‘이페’였으며 여기에 ‘집’을 뜻하는 ‘일레’가 결합해 ‘일레-이페’라고 불렸다.

최초의 인간이 어떻게 생겨났는가에 관해서도 다양한 신화가 있다. 남아프리카의 줄루족에는 남녀 한 쌍이 갈대 혹은 갈대 침대에서 생겨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모잠비크의 통가족에도 비슷한 설화가 있다. 이 때문에 아이가 태어난 집 밖의 마당에 갈대를 놓는 관습이 생겼다.

마다가스카르에는 그리스 신화 속 피그말리온을 연상시키는 신화가 전해진다. 태초에 창조자가 남자 두 명과 여자 한 명을 창조했다. 하지만 이들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던 탓에 서로에 대해 몰랐다. 고독을 한탄하던 첫 번째 남자는 나무로 실물 크기의 여자를 조각했다. 덤불을 뚫고 걸어오다 그 조각상을 만난 두 번째 남자는 조각상의 아름다움에 반해 나체였던 조각상에 옷을 만들어 입힌다. 마지막으로 조각상을 본 여자가 조각상을 꼭 껴안고 밤을 보내자 조각상이 아름다운 소녀로 살아났다. 창조주는 조각상을 만든 첫 번째 남자를 소녀의 아버지로, 생명을 준 여자를 어머니로, 아름답게 꾸며준 두 번째 남자를 소녀의 남편으로 정했다. 이들로부터 대지 위 모든 사람이 태어났다.

다양한 동물이 사는 아프리카인 만큼 동물에 관한 전설도 많다. 특히 표범은 아프리카에서 신성한 동물로 여겨진다. 시에라리온에서 전해지는 전설은 표범이 반점을 갖게 된 이유를 담고 있다.

표범은 처음에 불과 친한 사이였다. 하지만 표범만 불을 방문하고 불은 표범을 방문하지 않는 일이 반복되자 표범은 불을 집으로 초대한다. 한 번도 걸어 다닌 적이 없던 불은 처음에 거절하려 했지만 결국 표범의 고집에 져서 자신의 집에서 표범의 집까지 마른 잎으로 길을 깔아달라고 말한다. 불을 기다리던 표범은 집 밖에서 우지끈 소리가 들리자 바깥으로 나갔는데, 문 앞에는 불이 있었다. 깜짝 놀란 표범과 표범의 부인은 창 밖으로 뛰쳐나갔고 집은 완전히 부서졌다. 이때 불꽃의 손가락이 표범에게 닿으면서 검은 반점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 전역에 남아 있는 폐쇄적인 비밀 결사, 마법과 여자 주술사에 관한 전설 등 아프리카 문화를 이해하는 단서가 될 만한 신화도 함께 읽을 수 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