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지음, 쌤앤파커스, 304쪽, 1만4000원
필자는 세계적인 대가들을 만나 이 격동의 시대에 살아남는 지혜를 물었다. 그들은 저마다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고, 생각도 달랐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엔 일관된 메시지가 있었다.
그것은 세 개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혼(魂), 창(創), 통(通)’이 그것이다. 가슴 벅차게 하는 비전(혼), 끊임없이 ‘왜’라고 묻고 새로워지려는 노력(창), 다양성을 인정하고 소통하려는 노력(통)을 의미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고 진부하기도 한 이 메시지를 강조한 것은 우리가 겪고 있는 대혼란이 바로 혼·창·통 정신을 잃어버림으로써 초래됐기 때문이다. 이번 위기를 초래한 월스트리트의 천재들은 돈 버는 것 자체를 ‘혼’이라 착각했고, 복잡한 규제를 피해 다니며 편법을 만들어내는 것을 ‘창’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기만의 전문 분야에 갇혀 서로 ‘통’하지 않고 고립됐다.
이 책은 크게 혼, 창, 통의 세 파트로 구성돼 있다. 혼 부분에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조직과 개인이 ‘내가 왜 여기 있는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것을 거듭 요구한다. 돈은 결코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 일관된 메시지다. 우리는 이해득실을 전부 버려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죽어도 지키고 싶은 무엇을 최소한 한 가지는 마음속 깊이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의 마음(직원, 소비자, 협력업체, 그리고 자기 자신의 마음에 이르기까지)을 움직여 성공의 첫 관문에 들어설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철학이고 혼일 것이다. 경영의 역설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은 이익을 뛰어넘는 더 큰 목적을 추구하는 회사엔 이익이 저절로 따라왔다는 사실이다.
창 부분에서는 혼을 노력과 근성으로 치환해 수확을 하고, 늘 새로워지는 방법을 담았다. 창을 길어 올리는 처방전은 크게 다섯 가지다. 연결, 질문, 관찰, 실험, 네트워킹이 그것이다.
통 부분에서는 우리 사회에 가장 부족하고 절실한 덕목인 소통을 이루는 방법을 담았다. 소통의 비결은 큰 뜻(혼)을 공유하고, 상대를 인정하며, 서로 차이를 인정하는 데 있다.
혼·창·통은 우리 주변 곳곳에서 우리 삶에 빛이 되고 있다. 김연아 선수는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최고의 스케이터가 되겠다는 강한 혼이 있었고, 기술 경쟁에서 한 차원 도약해 창조성과 예술성이라는 ‘포스트 테크놀로지 르네상스’를 이룬 창이 있었다. 그리고 국경과 인종, 나이의 장벽을 넘어 누구와도 진솔하게 마음으로 소통하는 통을 갖추고 있었다.
<신동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