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기소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단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이후 글로벌 증시의 상승추세 자체를 훼손할 변수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이 사건은 금융위기의 여진(餘震) 성격이 강하며 과거 엔론 회계부정 사태(2001년)처럼 시장의 신뢰 문제로까지 확대될 개연성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는 지난해 3월 이후 현재까지 70%에 가까운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경기회복을 반영하고 있다.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변수가 수급이라고 할 때 이 기간 40조 원을 순매수한 외국인투자가가 상승의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다.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는 긍정적이지만 이면에 있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순매도는 반갑지 않다. 작년 3월 이후 국내 기관은 총 28조 원을 순매도했으며 이 중 투신권의 순매도가 22조 원이었다. 투신권의 순매도는 결국 개인투자자들의 펀드 환매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단기자금으로 맴돌고 있다. 이런 자금들은 조만간 주식 등 기대수익률이 높은 투자대상을 찾아 이동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 번째 이유는 요구 수익률이 기존에 비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예금의 수신금리는 3.6%인 반면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다. 원금가치 훼손이 임박했다는 얘기다. 전 세계에서 쏟아져 나온 엄청난 유동성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조시킬 것이므로 해당 자금이 투자 상품으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또 신흥국의 지속적인 경기 확장과 이에 뒤따라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높아진 국내 기업들의 위상을 바탕으로 한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상승을 유발할 것이란 전망도 잉여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도록 유인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발 악재가 단기적인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요구 수익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증시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여지가 크다고 판단된다. 현 시점에서 원금 회복에 만족하고 펀드 이탈에 동참하는 것은 길었던 인고의 기간에 대한 보상을 포기하는 것이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옛 말을 상기하면서 섣부른 판단을 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