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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칼럼/전영록의 OST] 밥딜런의 노킹 온 헤븐스 도어

입력 | 2010-04-15 15:00:00


밥 딜런의 명곡 '노킹 온 헤븐스 도어 (Knockin' On Heaven's Door)'
● 이 노래의 영화사적인 계보와 공헌자들

포크록의 거장 밥 딜런


우리는 극한의 상황이나 생의 막바지 문턱에 놓여있을 때, 어딘가에 있을 절대적인 창조주에게 애절하게 바라고 갈구하고, 때론 엎드려 빌게 된다.

가령 "오! 신이시여, 저를 저버리지 말아주세요!" 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때 그 창조주는 그런 상황에 처한 인간의 기도를 얼마나 들어주고 알아줄지 궁금해진다.

혹시 듣지도 보지도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어쩌면 우리네 인간들이 창조주의 기대를 너무 저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의 애정을 거두신 것은 아닌지 두렵기도 하다.

시시각각 우리 가까이 닥쳐오는 삶과 죽음의 사건 사고들, 그 극한의 상황 속에서 우리는 '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순간, 그 마지막 순간에 도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요즘 접하는 가슴 절절한 수많은 사건 사고들…. 9시뉴스 거의 전체가 사람이 죽는 얘기로 채워질 때가 있을 정도다. 이런 시절에, 묘하게도 나는 영화음악을 소개하고자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당초 그냥 편하게, 영화 속에 담긴 좋은 음악이나 소개해 볼까 했다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참담한 소식에 필자의 첫 영화음악 소개는 무겁게 시작한 셈이 됐다.

 

샘 파킨파 감독의 ‘관계의 종말’


■ '천국의 문을 노크하다' (Knockin' On Heaven's Door).

과연 생의 마지막 순간에 모든 사람은 천국의 계단을 밟고, 천국의 문을 두드릴 수 있을까?

정말 모두가 그렇게들 생각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정말 천국의 문을 두드려서 열려진다면야 더 바랄 것은 없겠지만 그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껏 수많은 영화를 접하면서, 극한 상황이나 죽음의 귀로의 연출 뒤에는 같은 멜로디의 곡들이 배경음악으로 깔린 것을 알 수 있었다.

얼마 전 내한 공연을 가졌던 '로버트 알렌 짐머맨(Robert Allen Zimmerman)' 이란 본명을 가진 '밥 딜런(Bob Dylan)'의 1973년 곡 'Knockin' On Heaven's Door'가 바로 그 노래다.

'밥 딜런' 당사자가 극한 상황에 처해져 만들게 된 곡은 아니고, 1973년 당시 친분이 있었던 미국감독 '샘 페킨파'의 권유로 영화에도 출연하고 사운드 트랙도 맡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이 곡이 극중 한 보안관의 죽어가는 모습 뒤에 장엄하게 깔리며 명성을 얻기 시작한 이후엔 공히 '밥 딜런 최고의' 대표곡으로 부상하게 된다.

'샘 페킨파(David Samuel Peckinpah)'란 감독의 이름을 기억하는지.

그는 '폭력 미학의 거장', '폭력의 피카소'라 불리는 감독이다. 그 또한 이 밥 딜런의 노래를 극적으로 부각시킨 장본인이다. 그의 웨스턴 무비의 걸작(당시엔 흥행부진으로 저주받은 졸작으로 알려졌고, 페킨파 사후에 걸작 대열에 올라섰다) '관계의 종말 (Pat Garrett & Billy The Kid)'에 이 곡을 삽입한 것이다.

■ 폭력의 거장 '샘 페킨파' 감독의 혜안, 그리고 거장들의 사랑

불행히도 우리는 선명한 화질의 DVD를 접할 수는 없지만, 1988년 대우에서 출시된 저화질의 비디오는 손에 넣을 수 있다(하지만 이 비디오를 구하기란 그야말로 하늘에서 별따기다).

아마도 이 작품이 걸작으로 호평을 받은 이유는 '샘 페킨파' 사후라는 점도 있었겠지만, 주인공이었던 '제임스 코번(James Coburn)'의 중량감 있는 연기력과 가수였던 '크리스 크리스토퍼슨(Kris Kristofferson)'과 '리타 쿨리지(Rita Coolidge)'의 출연,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주제가와 주제가를 부른 '밥 딜런'의 출연 덕이 아니었나 싶다. 정말 언제라도 좋은 화질로 보고 또 보고 싶은 영화 가운데 하나이다.

그 뒤 1987년 독일 출신의 제작자이자 연기자인 '틸 슈바이거(Tilman Valentin Schweiger)'에 의해 노래 제목 그대로 'Knockin' On Heaven's Door'라는 영화가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불치병에 걸린 시한부의 두 남자가 병원을 탈출하여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바다를 보러 떠나는 이야기로,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영화, 음악 마니아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품이다.

2년 뒤인 1989년, '밥 딜런'의 '천국의 문…'은 '멜 깁슨' 주연에 '리처드 도너'가 연출한 '리썰 웨폰 Ⅱ(Lethal Weapon)'에 다시 한 번 소개가 된다.

LA 시경 소속 형사들이 마약 밀매범을 추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영화 마지막 액션 씬이 흐를 때, 두 명의 팝계 거목이 참여한 'Knockin' On Heaven's Door'!

색소폰의 거장 '데이빗 샌본(David Sanborn)'의 음울하고 짙은 블루색의 색소폰 연주와 지구촌 최고의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톤(Eric Patrick Clapton)'의 기타 선율과 코러스! 그리고 흑인 R&B 여성 가수인 '랜디 크로포드(Randy Crawford)'의 탁 쏘는 멜로디 주제가가 정말 최고의 조화를 이뤄내, 영화는 흥행 대박이었고, 주제가는 지금도 불후의 명곡으로 남아 있다.

다음으로는, 헤비메탈 장르의 팬이라면 꼭 거론되는 그룹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

이들이 부른, 아니 그룹의 리드 보컬인 '액슬 로스(Axl Rose)'의 거칠고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재탄생된 'Knockin' On Heaven's Door'.

‘노킹 온 헤븐스 도어’ 가 등장한 영화들


■ 폭풍의 질주, 여친소… 모든 영화감독이 사랑한 노래

그동안 '포크(folk song)'나 'R&B' 장르로 불리던 이 노래가 '헤비메탈(heavy metal)' 장르로 탈바꿈한 것은 다름 아닌 '톰 크루즈(Thomas Cruise)' 때문이었다.

1990년 톰크루즈, 니콜 키드만 주연의 영화 '폭풍의 질주 (Days of Thunder)'에 'Knockin' On Heaven's Door'가 삽입되는데, 아무래도 '카레이서' 이야기다 보니까 거친 음악이 필요했었던 모양이다.

'헤비메탈'로 이 곡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톰 크루즈의 절대적인 의견으로, '건즈 앤 로지스'가 지목되어 녹음을 했고, 카레이싱 장면에 흐르던 이들의 노래는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참고로, 영화 '폭풍의 질주'의 각본은 톰 크루즈가 썼다.

마지막으로, 이 곡은 국내 영화 속에서도 소개가 되었는데, 우리들의 영원한 '뮤즈' 전지현과 장혁이 주연했던 곽재용 감독의 2004년 작품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다.

4편 모두 주인공들이 극한 상황 속에서 연기하는 배경 뒤로 이 곡이 흐르는데, 극한 상황과 'Knockin' On Heaven's Door'. 극의 내용과 배경에 흐르는 음악!

누구는 영화가 좋아서 보았고, 누구는 감독과 배우가 좋아서, 그리고 누구는 사운드 트랙이 좋아서 보았다고 한다.

나는 아니다. 무조건 영화를 사랑한다. 그 속엔 무한한 상상의 나래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그 무언가에 짓눌려 있다면, 무조건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도록 하자. 분명 그 속에는 그 무언가를 치유해 줄 묘약이 있을 테니까. 나 역시도, 반드시 천국의 문을 두드려 볼 터이다!

'Knockin' On Heaven's Door'.

2010년 4월, 천안함 사고 즈음에 전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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