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프로협회 의뢰로 전현직 10여명 수사고의로 져주고 불법사이트서 거액 챙긴 혐의
현행법상 스타크래프트 경기에 금품을 거는 것은 불법 도박에 해당한다.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에 따라 발행되는 스포츠토토 복권을 사거나 특별법으로 허용된 경마와 경륜, 경정 등을 통해서만 합법적으로 돈을 걸고 승부를 즐길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승부 조작은 속칭 ‘놀이터’라고 불리는 불법 웹사이트를 통해 진행된다. 해외 서버로 운영되는 이들 사이트는 인터넷 게임 카페 등을 통해 소수의 회원에게만 개설 사실을 알린다. 단속이 의심스러우면 다른 서버로 옮겨간 뒤 회원들에게 휴대전화로 연락하는 등 ‘떴다방’ 식으로 운영돼 추적이 쉽지 않다. 판돈은 게임당 적게는 몇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 단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게이머들은 대개 10대 중후반에 프로 선수로 데뷔한 뒤 20대 중반이면 은퇴를 강요받는다. 특히 프로게임단 2군 선수들은 연봉이 매우 적어 돈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전직 프로게이머 출신의 한 게임 해설자는 “한때 영웅처럼 살면서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던 20대의 젊은 선수가 어린 후배들에게 밀려나기 시작하면 크게 ‘한 건’ 올리고 싶다는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e스포츠협회는 스타크래프트 승부 조작 문제가 제기되자 최근 프로리그의 출전 선수 명단을 사전에 예고하던 기존 진행 방식을 경기 당일 현장 공개로 변경했다. 선수와 브로커의 접촉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프로게임단도 승부 조작에 연루된 선수를 퇴출시키거나 사실 확인을 위해 경기 출전을 막고 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