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서 ‘뚝’소리나도 가슴압박 계속 해야”인공호흡 2회-흉부압박 30회2분 동안 총 5번 반복해야대형건물 설치 ‘제세동기’일반인도 사용토록 자동화
○ 갈비뼈 부러질 정도로 세게 눌러야
응급처치는 환자가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하는 상황부터 시작됐다. 먼저 똑바로 눕힌 환자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누르고 턱을 당겨 고개를 끝까지 뒤로 젖히면 기도가 열린다. 이 상태에서 귀를 코에 바싹 갖다대도 숨이 느껴지지 않으면 이젠 가슴을 압박해 줘야 한다.
인공호흡을 두 번 한 후에는 바로 흉부압박법을 시작했다. 마네킹의 복장뼈(갈비뼈들이 연결된 가슴 한가운데 뼈) 한가운데를 세게 누르는 이 방법은 상반신에 체중을 최대한 싣고도 반동까지 이용해야 할 정도로 힘들었다. “흉부압박법은 뛰지 않는 심장 대신 펌프질을 해 주는 처치이기 때문에 가슴 두께의 절반 정도까지 들어가도록 세게 눌러야 온몸으로 피가 퍼져 나간다”는 것이 구급대원들의 설명. 응급처치를 하다 보면 갈비뼈가 뚝뚝 부러지는 소리도 들린다고 한다.
다만 환자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영화나 의학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가슴을 주먹으로 쾅쾅 내리치는 행동은 금물. 소생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처치를 할 땐 정확한 압박 지점(복장뼈 아래서 3분의 1 지점)을 찾고 환자도 편하게 하기 위해 상의를 벗기는 것이 원칙. 하지만 환자가 여성일 땐 역시 옷을 입힌 채로 실시해도 무방하다. 구급대원들도 여성 환자를 대할 때는 모든 옷을 입힌 상태에서 한다.
인공호흡 2회, 흉부압박법 30회. 이 두 가지를 2분 동안 총 5번씩 반복해야 한다. 기자는 2번을 마치기도 전에 팔에 힘이 빠졌다. 구 대원은 “심폐소생술은 10초만 쉬어도 세포가 죽기 시작해 절대로 멈춰서는 안 되는 구조방법”이라며 “심정지 환자의 경우 대부분 구급차가 3분 안에 도착하기 때문에 끝까지 포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에서는 최근 대형 빌딩 로비나 공공기관, 지하철역사 등에 설치된 심장 제세동기를 사용하는 방법도 함께 배웠다. 병원에서 전기충격으로 비정상적인 심장을 되돌리는 장치를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화한 기계다.
사용법은 간단했다. 기계와 선으로 연결된 파스 모양 ‘패치’를 오른쪽 가슴 윗부분과 왼쪽 옆구리에 붙이면 끝난다. 그 다음은 기계에서 나오는 목소리 안내를 따라 “심폐소생술을 하라”면 그대로 하고, “환자에게서 떨어져라” 하면 손을 떼면 된다.
교육을 맡은 구급대원들은 심장 제세동기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을 바로잡아 주기도 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심장이 완전히 정지했을 때 전기충격을 가하는 장면이 가끔 나오지만 제세동기는 심정지 상황에서는 소용이 없다. 대원들은 “제세동기는 심장이 힘없이 미세하게 떨릴 때나 박동이 불규칙할 때 사용해 정상적으로 펌프질을 하게 하는 기계”라고 설명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