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티김은 9일 공연의 앙코르 무대에서 맨발로 나서 ‘그대 없이는 못살아’ ‘서울의 찬가’ 등을 불렀다. 그는 최근 오른쪽 발목을 접질려 이날 압박붕대를 감고 무대에 올랐다. 사진 제공 PK프로덕션
9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패티김(72) 전국투어의 막이 올랐다. 올해 데뷔 52주년을 맞은 패티김은 ‘열정’을 연방 외치며 공연 제목인 ‘패션(Passion)-패티김은 열정이다’에 어울리게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선사했다.
천장에 매달린 간이 무대에서 첫 곡 ‘패션’을 부르며 등장한 패티김은 노래를 마친 뒤 모자를 벗고 은발의 짧은 커트 머리를 드러냈다. 1200여 명의 관객을 향해 그는 “10대, 20대들만 소리 지르란 법 있나요? 아직도 저는 열정이 넘쳐흐릅니다. 제 열정의 기를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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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내내 패티김은 자연스럽게 박수를 유도하고 재치 있는 입담을 구사하며 관객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이별’에서는 2절에서 노래를 그치고 관객들의 합창을 손으로 지휘했다. 목소리는 줄곧 쩌렁쩌렁했다.
“나이는 숫자일 뿐입니다. 무대에서 기분 좋으면 30대로 내려가는 거예요. 남편한테 허락 받았는데, 스무 살 연하의 남자와 열렬한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그는 최근 9cm 높이의 힐을 신은 채 방송 녹화를 하다 오른쪽 발목을 접질렸다. 이날은 그곳에 압박붕대를 감고 공연했다. 춤을 출 때마다 긴 드레스 사이로 흰 붕대가 드러났지만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무대의 대형 스크린에는 지난달 14일 별세한 박춘석 작곡가와 패티김이 함께 찍었던 옛 사진들이 펼쳐지기도 했다. 패티김은 “저와 정말 가까웠던 스승이고 친구이자 오빠 같았던 분”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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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