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직후 베를린 정부청사 개발 참여 악셀 부슈“한번 나누면 재통합 어려워 부처이전 신중 또 신중해야 균형발전 개념도 많이 쇠퇴”
악셀 부슈 독일 도시환경계획연구소(TOPOS) 이사(사진)는 6일 국토연구원이 주최한 ‘세종시 미래발전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한국을 찾았다. 통일 직후 베를린 정부청사 설계와 개발 과정에 참여했던 그는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줄기차게 정부부처 분산의 비효율성을 지적해온 인물이다.
지난해 말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위원들이 독일을 방문했을 때도 부슈 이사는 “수도권 집중 완화를 위해서라면 행정부처보다 대학이나 연구소를 옮기는 게 낫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그는 “요즘은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의 강한 도시를 더 강하게 만드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며 “예전처럼 골고루 모든 지역이 비슷하게 발전해야 한다는 균형발전의 개념은 독일에서도 많이 쇠퇴했다”고 소개했다.
부슈 이사는 “본에 있던 행정기관들이 대거 베를린으로 이전했지만 지금은 이 도시의 일자리가 오히려 그때보다 1만 개나 더 늘었다”며 “이는 유력 기업과 국제기구를 유치하면서 본이 경제 및 외교 문화 중심지로 재도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자족도시를 만드는 데 행정기관 이전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독일 사례를 통해 입증됐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세종시 수정안도 행정부처 이전을 배제하고 경제 과학 교육 중심의 복합도시로 짜인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다만 이런 신도시 개발은 장기간에 걸쳐 인내심을 갖고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