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스포츠동아 DB
보스턴전 0.2이닝 투런 등 3실점 패전
□1. 정규시즌: 타자들 유인구에 안속아
□2. 실투: 강타자에 높은 직구 홈런허용
□3. 라이벌: 보스턴, 양키스전 질긴 승부
한국인 최초로 뉴욕 양키스맨이 된 박찬호(37)가 데뷔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범경기 무실점 호투와 정규시즌의 차이,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전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이 향후 박찬호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보여줬다.
그러나 양키스는 7회초 무사 2·3루서 로빈슨 카노의 2루 땅볼과 호르헤 포사다의 적시타로 2점을 얻어 다시 7-5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7회말 지라디 감독은 수순대로 박찬호를 불렀다. 지라디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박찬호를 셋업맨이라고 언급한 적이 없다.
박찬호의 첫 상대는 9번타자 마르코 스쿠타로. 2-3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구사하다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양키스 데뷔전 첫 안타 허용. 이어 톱타자 제이코비 엘스버리를 몸쪽 직구로 삼진을 낚아 한숨돌렸다. 그러나 2008년 아메리칸리그 MVP 더스틴 페드로이아에게 볼카운트 1-1에서 142km짜리 약간 높은 직구를 통타당했다. 펜웨이파크 그린몬스터를 넘기는 동점 좌월2점홈런. 박찬호의 양키스 데뷔 첫 블론세이브다. 이어 박찬호는 빅터 마르티네스를 2루 땅볼 처리하고 또 다시 케빈 유킬리스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강판당했고 좌완 다마소 마르테가 등판했다. 마르테는 데이비드 오르티스에 볼넷을 내줬고 폭투와 포수의 패스트볼이 겹쳐 유킬리스마저 홈을 밟는 바람에 박찬호는 패전의 멍에까지 썼다.
5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22개를 던졌다. 3안타(1홈런) 3실점(2자책) 1탈삼진. 5-1로 앞섰던 양키스는 박찬호를 포함한 4명의 불펜투수들이 2.2이닝에 6안타 4실점(3자책)으로 무너져 보스턴에 7-9로 역전패 당했다.
시범경기에서 박찬호가 상대한 타자들은 25명 엔트리 외의 타자들이 많았다. 첫 타자 스쿠타로에게 볼카운트 0-3으로 몰렸다가 결국 안타를 허용한 점은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 시범경기 때는 타자들이 비슷한 볼에 스윙을 했지만 이날 보스턴 타자들은 유인구에 속지 않았다. 레드삭스전 첫 등판으로 박찬호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의 호투를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과 라이벌전에서 팬들의 뇌리에 남는 부진은 올 시즌이 험난함을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