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업계에서 아들이 대를 이어가며 가업을 잇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남매가 함께 가업을 이어 활약하는 사례는 흔하지 않은데, 와인 애호가가 기억해 두면 좋을 남매가 만든 와인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누가 뭐래도 와인업계의 최고의 남매는 부르고뉴 몽티유 가의 에티엔과 알릭스가 아닐까 한다. 도멘 드 몽티유를 운영하는 에티엔은 1990년대 중반까지 변호사와 양조업을 병행하다 현재는 와인 양조에만 전념하고 있다. 한때 부르고뉴의 거대 와인회사인 부아세의 와인메이커로 활동했던 알릭스는 오빠와 함께 ‘메종 되 몽티유’라는 회사를 만들어 좋은 와인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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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의 도멘 ‘그로 프레르 에 쇠르(Gros frere et soeur)’는 19세기부터 와인업을 해오고 있는 그로 집안의 구스타브와 콜레트 남매가 만든 와이너리다. 만화 ‘신의 물방울’에도 소개된 바 있다. 와인 라벨에 프랑스를 상징하는 여인인 마리안을 그려 넣은 도멘 ‘A F 그로(A F Gros)’의 소유주 안프랑수아즈 그로는 이들의 조카다. 도멘 미셸 그로는 안프랑수아즈 오빠 미셸이 운영하는 와이너리다.
그로, 몽티유 가문의 남매들이 유명하긴 해도 현재 와인업계를 통틀어 가장 이름이 많이 알려진 남매는 기바야시 유코와 신 남매일 것이다. 만화 ‘신의 물방울’ 저자인 아기 다다시는 기바야시 남매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필명이다. 세 살 터울의 이 남매는 5분이면 닿을 가까운 거리에 살면서 매일같이 만나 와인을 마시고 신의 물방울 스토리를 구상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필자가 이들 중 제일 만나보고 싶은 사람은 알릭스다. 메종 되 몽티유의 와인 라벨을 자세히 살펴보면 두 몽티유의 이름 중 여동생의 이름이 오빠 이름보다 먼저 적혀 있다. 파격적으로도 보이는 이름 순서는 오라버니에 대한 여동생 알릭스의 수완의 결과물로 보인다. 물론 오빠 에티엔의 동의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래저래 보기 좋은 남매다.
메종 되 몽티유 뫼르소 프르미에 크뤼 레 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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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와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