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평균 1754만원 대출4인가족 이자 200만원 넘어
지난해 개인들이 금융기관에 진 빚이 소득의 8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에 대한 개인부채 비율도 1.5배에 달해 미국보다 높았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개인부채는 1754만 원으로 1인당 국민총소득(GNI) 2192만 원의 80.0%에 달했다. 1인당 GNI에 대한 개인부채비율이 80% 선에 이른 것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5년 이후 처음이다. 이 비율은 2002년 68.9%를 기록한 뒤 2004년까지 하락하다 2006년 73.8%, 2008년 77.8%로 급등했다.
부채가 늘어나면서 개인이 금융기관에 내야 하는 이자부담도 크게 늘고 있다. 금융부채로 인한 1인당 연간 이자부담액은 지난해 1월 46만3800원이었다가 지난해 10월 50만4400원으로 50만 원대를 넘어선 뒤 계속 늘어나고 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가구가 원금을 제외한 이자로만 연간 200만 원 넘게 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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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개인부채가 늘고 있는 것은 소득 증가는 더딘 반면 부채는 빠르게 불어난 탓이다. 1인당 개인부채 증가율은 2005년 이후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계속 앞지르고 있다. 지난해는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3.5%에 그쳤지만 부채 증가율은 6.3%에 달했다. 한은 관계자는 “소득보다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한국의 가계부채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